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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세계헌혈자의 날, 헌혈 영웅들이 빛나는 이유

 

 

 

헌혈은 생명 나눔이다. 생명을 위협받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의 신체 일부인 혈액을 아무런 대가(代價)없이 기증하는 일은 참으로 고귀하다. 이렇듯 헌혈은 사회와 공동체, 이웃을 향한 인도주의가 없다면 불가능한 행동이다. 혈액은 인공적으로 생산이 불가능하다. 오로지 헌혈로만 공급할 수 있다. 헌혈이 중요한 이유다. 우리 몸속 혈액량의 15%는 비상시를 위한 여유분이다. 헌혈을 하더라도 빈혈이 생기지 않는 까닭이다. 식사 한 끼로도 대부분의 영양소는 금방 회복된다. 면역력이 감소하지도 않는다. 지난 6월 14일은 세계헌혈자의 날이었다.

우리들은 혈액형별로 성격을 나눈다. A형은 섬세하고 B형은 주관이 뚜렷하며 O형은 사교적이며 AB형은 영리하고 순수하다고 말한다. 물론 과학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서로 “넌, 혈액형이 뭐냐? ”하고 물어보고 난 후 이를 통해 상대의 성격을 파악할 만큼 A, B, O, AB 네 가지 혈액형은 우리에게 친숙하다. 이러한 ABO식 혈액형은 오스트리아의 병리학자 칼 랜드 스타이너 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발견됐다. 국제적십자연맹, 세계보건기구 등 헌혈운동 관련 4대 국제기구는 2004년 ABO식 혈액형을 발견해 수혈의 안정성을 높인 그의 업적을 기리고자 박사의 탄생일인 6월 14일을 ‘세계헌혈자의 날’로 제정했다. 이후 191개 적십자가 매년 세계헌혈자의 날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한다. 헌혈의 중요성을 알리고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헌혈자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전 세계적으로 이날을 기념하는 뜻 깊은 날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KBS아트홀에서 ‘미래를 준비하는 목소리(safe blood for all)’라는 주제로 헌혈문화에 기여한 다회(多回) 헌혈자 및 단체에 대한 표창을 수여하고 헌혈자 초청공연 등을 통해 헌혈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이날 탤런트 김승현, 펜싱선수 남현희, 탤런트 박재민 씨가 헌혈홍보대사로 위촉돼 의미를 가중시켰다. 질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들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기꺼이 나누는 헌혈 영웅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마땅히 세계헌혈자의 날을 맞아 생명 나눔을 실천하는 헌혈자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이 날을 기념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에게는 헌혈이라는 개념이 매우 낯설어 매혈에 의존해야 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1960년 4·19혁명 당시 부상을 입은 젊은이와 학생들을 위해 많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혈액을 제공했다. 이를 계기로 우리나라에서도 매혈이 아닌 헌혈을 통한 국가혈액사업의 수행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대한적십자는 1958년 국립혈액원을 인수 후 혈액사업을 시작해 60년 넘게 혈액사업을 이어오고 있다. 1960년 62명에 불과하던 헌혈자는 전국적으로 288만 명에 이르렀다. 자발적 헌혈문화를 확산시키고 수혈용 혈액의 자립을 이룰 수 있었던 것도 헌혈자들의 참여와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적십자사도 꾸준히 노력하고 혁신하면서 선진 혈액전문기관으로서 우뚝 서길 기대한다. 저출산·고령화라는 시대환경에 발맞춰 효율적인 혈액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보건복지부와 머리를 맞대고 혈액사업 중장기 발전계획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헌혈을 통한 안정적인 혈액공급의 미래가 결코 밝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나라 전체 헌혈자 중 68% 이상을 차지하는 10~20대 인구는 낮은 출산으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 및 암과 같은 중증질환의 증가 등으로 혈액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늘면서 혈액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커지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혈액은 국책사업이 아닌가. 정부도 뒷짐만 짓지 말고 중장년층 헌혈참여 제고를 위한 헌혈제도개선, 헌혈 인프라구축, 헌혈자 예우 강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국민들도 헌혈에 보다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헌혈캠페인에 기꺼이 참여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국 곳곳에서 헌혈의 집과 헌혈버스가 생명 나눔을 실천할 인도주의 영웅들을 기다리고 있다. 매월 13일을 헌혈의 날로 정하고 대대적인 헌혈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이 시간에도 고통을 받는 우리 이웃들을 위해 헌혈, 한 번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헌혈자의 날, 헌혈 영웅들에게 박수를 보내는 뜻이 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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