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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수원화성의 또 다른 도전

 

2003년 시행된 주5일 근무제는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를 주었다. 최근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 또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탄생시켰다. 통상적으로 평일 퇴근 시간이 오후 6시라면, 대부분의 활동은 밤이다. 밤이 있는 삶이 시작됐다. 밤은 특별하다. 단순히 해가 지고 동이 틀 때까지라는 시간적 범위의 개념이 아니다. 밤은 또 다른 사람들의 삶의 숨결, 꿈과 욕망이 존재한다. 자본과 정보와 상품이 넘실거리며, 낮에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시간적, 공간적 향기가 있다. 밤은 더 이상 통행과 영업이 금지되는 금기의 영역도, 은밀하게 왜곡된 유흥적 욕망의 지하 영역도 아니다. 새로운 삶이 생성되고, 펼쳐지고, 공유되는 문화적 삶의 터전이다.

밤과 연계한 관광도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하고 있다. 관광객의 양적인 측면인 관광객 수보다는 질적인 측면인 부가가치 증대와 사회문화적 부정적 영향의 최소화다.

경제적 관점에서 본다면 밤을 활용한 관광은 관광객의 체류 시간을 늘린다. 지역에서의 소비를 촉진해 지역경제를 선순환 구조로 전환하며, 관광객의 소비에 따른 경제적 부가가치를 보다 증대시킨다. 현재 관광객의 방문으로 지역 주민이 떠나는 투어리스티피케이션(touristification)이 성행하고 있다. 주원인은 집중과 과잉관광으로 사회문화관점에서 부정적 효과다. 밤은 다수 관광객의 집중이 아닌 분산 또는 소수의 관광객이 지역을 방문해 주민과의 접촉이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관광의 질적인 측면을 확대하기 위한 많은 대안적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 야간관광도 그 대안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도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밤을 주제로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동안 수원시는 많은 경험이 있었다. 광교호수공원 야간경관의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수원화성 달빛동행, 행궁야사, 수원야행 등 그동안의 소프트웨어도 충분하다. 이런 경험치를 바탕으로 화성행궁 야간개장을 준비하고 있다. 올 7월부터 9월까지 개장할 예정이며, 단순 개장이 아니라 화성행궁에 새로운 옷을 입히고 있다. 야간 상설콘텐츠과 야간 특별프로그램이다. 지금 한창 공모 중으로 7월 2일 야간개장 이후 7월 16일부터 화성행궁을 활용한 다양한 전시, 체험, 공연 등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야간 콘텐츠에 더하여 재단의 문화관광해설, 자전거택시도 야간까지 연장 운영하고, 화성어차의 코스 다양화도 꾀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구성된 콘텐츠는 수원화성 등록여행사가 상품을 구성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할 것이다. 수원시 관광자원의 융복합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 최근 개장한 수원유스호스텔, 수원컨벤션센터 등이다.

이번 야간 상설콘텐츠와 특별프로그램 공모에는 프로그램의 지속성과 관광 활성화를 위한 민·관의 올바른 역할의 정착이라는 나름대로의 관광철학도 내재돼 있다. 관은 관광자원을 제공하고, 민간은 이를 활용해 관광활동과 마케팅을 한다. 초기 일부 지원은 있겠지만, 일정 시행착오 기간 후에는 자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미래에는 관의 지원이 없어도 민간을 중심으로 상설콘텐츠는 지속될 수 있다. 관광을 위한 민과 관의 올바른 역할이다.

관광 활동은 낮 시간대의 코스만으로는 관광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낮과 밤이 제공하는 콘텐츠는 확연히 다르고, 밤은 또 다른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밤을 통한 관광은 지역숙박 전과 후의 다양한 활동으로 관광수입의 총량 증대와 경제적 확산과정을 거쳐 생산, 소득, 고용으로 유발된다. 그뿐만 아니라 낮과 다른 밤이라는 독특한 지역문화를 홍보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수원화성은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있다. 수원화성에 밤이라는 매력적인 소재를 입히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은 올 한 해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2019년도에 다양하게 시도하고, 그 성과와 반성은 2020년도와 그 이후에도 꾸준히 반영돼 발전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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