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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개구리 울음소리

개구리 만큼 우리와 친숙한 양서류는 없다. 우는 소리만 해도 그렇다. 우리의 정서와 한글의 묘한 조화를 담고 있어서다. 시인 김용택은 “개구리 소리를 우리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개구리가 닿소리와 홑소리를 한꺼번에 쏟아내기 때문”이라고도 했다.

그런가하면 시인 한하운은 개구리 소리를 이렇게 풀어내기도 했다. 개울 가까이 무논에서 개구리 소리가 왁자하게 들려왔다. 어렸을 적 고향 함경남도 함주에서 들었던 개구리 소리가 떠올랐다. 돌아가신 어머니도 보였다. 어머니가 눈앞에 보이고, 어머니에게 배운 한글 자모 소리가 떠올랐다. 순간 개구리 소리는 꾸우악 꾸우악도 아니고 골골골도 아니고 산개구리 소리 호로롱도 아니었다. 그 소리는 바로 이 소리였다. “가갸 거겨 / 고교 구규 / 그기 가/ 라랴 러려 / 로료 루류 / 르리 라.”

그렇다면 청개구리, 참개구리, 금개구리, 무당개구리 등 많은 개구리들은 언제 울까? 대개 암컷의 산란기, 곧 짝짓기철 밤에 운다. 그리고 겨울잠에서 깨어난 따뜻한 이른 봄날과 기온이 한결 썰렁해진 늦가을 벼 베기 철에도 운다.

이때 목청을 가다듬고 한껏 노래하는 놈은 모두가 수컷이다. 수놈만이 목에 울음주머니, ‘명낭’이 있기 때문이다. 울대에서 낸 소리를 울음주머니에서 공명시켜 암컷의 관심을 사기위해 열창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느 때의 목청과는 톤이 사뭇 다르다. 애절함도 섞여 있다.

하지만 청개구리 만큼은 예외다. 청개구리가 우는 때는 또 있어서다. 청개구리는 산란기가 아니어도 찌는 듯 무더운 여름날 비가 올듯하면 한낮에도 운다. 민감한 피부로 공기 중의 높은 습도를 감지하곤 나뭇가지나 호박잎 등에 뛰어올라 비를 예보하는 울음소리를 숨 가쁘게 울려대는 것이다. 개구리 울음소리가 곧 비가 올 것 이란 자연 일기예보의 주인공이 청개구리인 셈이다. 집단성이 있어 한 마리가 울면 인근의 청개구리들까지 가세해 울어댄다. 이 울음을 서양에선 레인콜(raincall)이라 하는데, ‘비 울음’이란 뜻이다. 개구리 울음을 볼러오는 장마전선이 북상하고 있다. 재해에 철저히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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