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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경험에 숨겨진 ‘뇌’ 낱낱이 파헤친다

저자인 신경과 의사 시각으로
뇌 손상 환자 통해 뇌 기능 설명
또한 신경 과학에 중요한 발견들
의료·교육 분야 활용 사례 알려줘

뇌 과학 아닌 기본적인 이해 도와

 

 

 

지난 2014년 노벨 생리학상은 새 뉴런들을 획기적으로 발견해 낸 연구자 세 명에게 수여됐다.

이 뉴런들은 우리가 우리 위치를 매 순간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것들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쥐가 자기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주는 체계이다.

쥐들은 자기가 있는 곳의 작은 지도 내지는 일종의 GPS를 해마라는 뇌 부위 안에 갖고 다니는 셈이다.

존 오키프는 쥐가 우리의 입구에 있을 때와 통로 안에 있을 때 각기 다른 세포들이 활성화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여기서 우리는 단지 이 지도만 보고 쥐의 이동을 재현해 낼 수 있다.

다시 말해 해마 안에 삽입된 전극을 이용해 뉴런들의 활성화를 보는 것이다.

마이-브리트 모세르와 에드바르 모세르는 이웃한 뇌 영역에서 또 다른 뉴런들을 발견했는데, 이것들은 이 지도의 격자 형태를 형성하는 데 관여한다.

쥐들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돌아다닐 수 있는 것은 틀림없이 이 뉴런들 덕분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주제와 관련해서 쥐 대신에, 방향설정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런던 택시 기사들의 사례를 살펴본다.

그 택시기사들이 런던의 미로 속을 능숙하게 빠져나갈 수 있는 것은 역시 해마를 ‘튼튼’하게 만들어서 일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뇌에도 쥐와 유사한 위치 뉴런과 격자 뉴런이 있을 거라는 추측을 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해마에 손상을 주는 알츠하이머병이 초기 증상 가운데 하나가 환자들이 길을 자꾸 잃어버리는 것인데 이것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라며, 결국 쥐의 뉴런으로부터 시작해서 쥐의 뇌와 능력, 그리고 건강한 인간의 뇌와 정신 또 병든 인간의 뇌와 불행까지, 이 모든 것이 밀접하게 연관돼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따라서 이 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뇌 과학에서 한발 뒤로 물러나 그것의 기본 윤곽을 파악할 수 있게 돕는 안내서이다.

전체 구성은 그 자체로 완결된 40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이를 모두 합치면 우리의 정신과 뇌의 기능을 연구하는 인지 신경 과학의 전체 모습이 그려진다.

각 장은 우리의 일상적 경험 뒤에 숨겨져 있는 뇌의 블랙박스를 열어본다.

이를테면 ‘우리의 뇌가 색깔과 그림자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왜 사람마다 수학적 능력이 다른지’, ‘왜 우리는 가만히 있지 않고 뭔가를 하려고 드는지’, 그리고 ‘시험을 잘 보려면 기억력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금융기관 직원들의 말을 믿어야 할지’ 같은 문제들을 다룬다.

또한 이 책은 신경학자이자 신경과 의사의 글이기도 하다.

그래서 뇌 손상을 입은 환자들을 통해서 뇌의 기능이 밝혀지는 상황들을 살펴보게 된다. 뿐만 아니라 신경 과학의 중요한 발견들이 의료와 교육 분야에서 직접적으로 활용되는 사례들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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