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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과 폭력 시대… 인간의 ‘존엄성·소망’ 담은 이야기

노예 출신 흑인 소녀 ‘프리실라’
일가족에 닥친 고난 그린 그림책

1830년대 美 실화 새롭게 담아내

 

 

 

‘접시꽃 엄마’는 지난 1830년대 미국에서 실제 있었던 일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해 새롭게 담아낸 책으로, 여리면서도 강인한 ‘프리실라’의 삶을 따라가면서 야만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시대에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과 소망에 대해 깊은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

책 속의 주인공 프리실라리는 어린 흑인 소녀로 어릴 적 엄마와 헤어졌다.

“제법 목돈이 되겠는걸.”

그녀와 그녀의 엄마가 헤어지게 된 것은 백인 주인의 이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그녀의 엄마는 마차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게 된다.

이후 슬퍼할 겨를도 없이 프리실라도 고된 일을 하게 된다.

주인의 고함 소리와 폭력을 견디면서 ‘밥값’을 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얼마 지나 백인 주인이 죽고 프리실라는 어느 체로키족 부부에게 팔려 가는데, 물론 노예 같은 생활의 변화는 없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프리실라의 새 주인인 체로키족도 백인에게는 힘없는 약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은 체로키족을 포함한 인디언들을 고향에서 쫓아내 자기들이 맘대로 정해 놓은 정착지로 몰고 가는데, 이 때 프라실라도 함께 고된 길을 떠나게 된다.

그런데 프리실라에게 고난은 행운으로 이어진다.

백인 주인의 농장에서 우연히 만났던 배질 실크우드를 다시 만났기 때문이다.

실크우드는 체로키족 주인에게 큰돈을 지불하고 프리실라를 사들여 자유인으로 만들어 주었고, 프리실라를 딸로 받아들여 다른 입양아들과 함께 살게 된다.

이 책을 쓴 앤 브로일즈는 체로키족 출신의 작가이다.

체로키족은 북아메리카의 원주민으로서 가장 일찍 백인의 문명을 받아들인 부족이다.

프리실라는 조지아 주에 있는 백인 주인의 농장에서 일하다가 체로키족 부부에게 팔려가지만, 체로키족 역시 백인이 저지른 비극을 피해 가지는 못했다.

지난 1830년대에 미국 정부는 비인간적인 인디언 이주법을 만들어 인디언들을 미시시피강 서쪽의 ‘인디언 보호구역’인 ‘수용소’로 몰아넣었는데, 이때 1만 6천명이 넘는 체로키족은 ‘눈물의 길’을 가다가 1/4 가량이 질병과 영양실조로 숨졌다고 한다.

실제로 프리실라도 고난의 행군을 함께 했었다.

이 책은 저자가 체로키족의 슬픈 역사인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을 연구하다가 노예 출신의 흑인 소녀 프리실라 이야기를 알게 돼 만든 것이다.

특히 저자는 역사가들의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그녀의 간절했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으며 또 당시의 입말도 자연스럽게 살리고자 했다.

저자는 “어떤 슬픔과 고난이 닥쳐도 다시 일어서는 프리실라에게 큰 감동을 받은 이 이야기를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겠다”고 전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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