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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주여성 피해 방지 현실적 대안 필요

어느 나라나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인간말종’같은 존재들은 있다. 입에 담기조차 참담하지만 부모와 자식, 배우자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녀를 성폭행하는 자들이다. 기댈 곳 없는 약자를 상습적으로 괴롭히는 자들도 그렇다. 남편 하나만을 믿고 머나먼 이국땅으로 시집 온 이주여성들에게 폭행과 폭언, 학대를 일삼는 자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또 다시 이주여성이 무차별 폭행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남 영암에 사는 35세 남성이 30세 베트남 출신 부인을 주먹과 발로 때린 것도 모자라 소주병까지 휘둘렀다는 것이다.

잦은 폭행에 시달린 여성이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공개함으로써 SNS를 통해 급속히 퍼졌다. 이 영상은 한국은 물론 이주여성의 고향인 베트남까지 퍼져 공분을 일으키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반한감정이 높게 일고 있다고 한다. 그럴 만도 하다. 잘못했다고 비는 여성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폭행 장면… 더욱이 두 살짜리 아이가 “엄마, 엄마”라고 울부짖는데도 폭행을 그치지 않아 보는 이들의 분노를 더욱 가중시켰다. 여성은 갈비뼈 등이 골절돼 전치 4주 이상의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안이 중대하고 보복 범죄가 우려된다고 판단해 가해자인 남편을 특수상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베트남 SNS에는 “악마 같은 남편과 이혼하고 베트남으로 돌아오라” “모든 한국인들이 박항서처럼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라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고 한다. “박항서 감독이 어렵게 쌓아놓은 베트남과의 관계를 다 망칠까 우려 된다” “폭력 남편과 같은 한국인이라는 게 참 부끄럽다”는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말에 공감한다.

베트남 아내에 대한 한국인 남편의 폭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엔 베트남 출신 19세 결혼이주여성이 남편에게 살해당했으며 2010년에는 20세 베트남 여성이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했다. 2017년에도 베트남 출신 여성이 시아버지로부터 살해를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국으로 오는 여성 혼인이민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매년 전체 혼인의 7~11%가 국제혼인이다. 이 중 베트남 출신이 가장 많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국과 베트남은 ‘사돈 국가’가 된 셈이다. 경제적으로도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우리 기업이 수출을 많이 하는 나라다. 그런데 이런 일로 한국-베트남 관계가 악화된다면 국익에도 해롭다. 이주여성들의 피해 방지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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