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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와 통찰]수학식으로 본 인간행동의 무게와 영향력

 

 

 

 

 

인간의 행동 하나하나에는 무게(원인)와 영향(결과)이 있다. 이 두 개의 변수는 양(긍정적)의 상관관계나 음(부정적)의 상관관계를 이룬다. 국제 구호단체에 15달러를 기부하면 아프리카 한 명의 어린이가 한 달간 식사를 할 수 있는데, 30달러를 기부하면 두 명이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이 기부행동은 양의 상관관계이다. 부부애정과 육아 스트레스, 자녀에 대한 지나친 책임감과 자녀의 책임감, 쓰레기 불법투기와 도시경관은 음의 상관관계라고 할 수 있다. 수학식으로 표현하면 전자의 사례는 y=ax (정비례)이고 후자는 y=a/x(반비례)인 것이다.

필자가 이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우리가 한 행동을 선택할 때 미치는 영향을 먼저 깊게 생각하자는 것이다. 남아프리카 대통령 넬슨 만델라는 평생을 흑인차별 (아파프헤이트) 제도를 철폐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했다. 27년간의 감옥생활을 하면서도 언제 이룰지 모를 미래의 무지개 국가를 꿈꾸며 자신을 박해한 백인들을 용서했다. 그가 선택한 행동은 자신과 그의 나라 국민은 물론 나라 밖 사람들에게까지 깊은 감동을 주었다. 윤봉길 의사는 22세에 “장부는 집을 떠나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 (丈夫出家 生不還)”는 말을 남기고 중국으로 망명, 홍코우 공원 거사를 하고 25세의 꽃다운 나이에 순국했다. 장제스 중국 총통은 “중국군 100만 대군도 못한 일”이라고 윤 의사의 의거를 극찬했다.

한 사람의 일관성 있는 행동이 커다란 긍정적 결과를 빚어낸 것이다. 수학식으로 y=ax+α인 경우이다. 지구상에서 이렇게 위대한 영향력을 끼친 인물은 수없이 많았고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그들이 일구어 놓은, 지금까지도 마르지 않는 샘물을 마시며 용기를 얻고 있다.

반면에 한 인간의 행동이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허다했고 지금도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근세 말기 고종의 행동선택은 매우 나약하기 짝이 없었다. 조선을 지탱하기 위해 자력보다는 외세에 의존하려 했고, 의존하려고 하는 대상국도 수시로 바꾸는 바람에 고립과 국력약화를 초래했다. 설상가상으로 을사5적신의 이기적 행동은 독립투쟁을 위해 피를 흘리는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업적을 상쇄할만큼 끔찍한 악영향을 초래했다. 수학식으로 y=-ax인 경우이다.

며칠전 TV에서 의료인의 불성실한 수술행위와 비의료인의 수술행위를 고발하는 방송을 시청했다. 한 성형외과에서 25세의 청년이 수술을 받는 도중 피를 많이 흘렸으나 제때 수혈을 받지 못해 죽음에 이른 이야기다. 수술 중 피가 수술실 바닥까지 흘러내려 간호조무사가 대걸레로 계속 닦아낼 정도로 피를 많이 흘리는 데도, 집도의사는 수혈을 하지 않은 채, 의사면허를 취득한 지 6개월에 불과한 사람과 간호조무사들에게 마무리를 맡기고 또 다른 수술실로 들어갔다. 환자의 어머니는 수술실 CCTV를 500번 이상 돌려본 후 의료진들의 허점을 찾아냈고 아들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일명 ‘권대희법’ 통과를 위해 거리로 나섰다. 환자의 생명이 아닌 오직 돈에만 관심 있는 수술공장에서의 의사의 행동은 의료진에 대한 사회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수술대에 오르는 나약한 환자들을 두렵게 한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이 법안이 발의됐으나 처음 발의에 동참했던 일부 의원들의 변심으로 발의와 재발의가 반복됐다는 점이다. 뜻을 바꾼 의원 중에는 생명과 사랑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기독교 장로도 포함돼 있었다. 지금은 가까스로 재발의된 상태이지만, 의원들은 알량한 의료진의 표보다 국민의 생명을 더 소중히 여겨주기 바란다.

우리 모두 버킷리스트가 있는지 자문해보고 없으면 한번 만들어 보았으면 한다. 그 목록에는 이기적인 것이 아닌 이타적인, 그래서 타인과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무게있는 것 하나라도 넣어 봄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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