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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태근칼럼]어르신 모시기 제안

 

 

 

 

 

우리가 운전하면서 자주 보게 되는 스티커가 있다. ‘차안에 아기가 타고 있습니다’ 인데 그것을 무심결에 보다가 문득 든 생각이다. 이런 스티커는 어르신 차에도 필요한 것이 아닐까? 흔히 서행하는 앞차를 추월해서 보면 휴대폰을 들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어르신들의 차인 경우도 있는데 차 뒤에 경로스티커를 붙여드리면 어떨까?

‘양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인사말과 함께 손을 든 어르신의 캐릭터를 디자인해서 어르신들 차에 붙여드리는 것이다. 이 시대 경로사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도 될 것 같다.

어르신 모시기의 두 번째 제안은 인사하기다. 너무도 당연한 것이지만 사실 어르신들에게만이 아니라 웃어른에 대한 인사 자체가 실종된 현실이 아닌가 한다. 예전의 기억으로는 골목길에서나 거리에서나 어르신들에게 인사하는 건 쉽게 볼 수 있는 우리의 아름다운 생활 예절이었다. 어르신들에 대한 존경심의 발로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먼저 인사를 드렸다. 그런데 요즈음은 어린아이들까지는 인사를 잘 하지만 조금 머리가 굵어지면서 부터 다는 아니겠지만 어르신들을 뵈면 존경심은 커녕 눈조차 마주치기를 거부하는 세태이다.

사실 기성세대가 잘하는 것을 TV에서 본적이 없으니까 라고 하겠지만 그건 일부 어른들이 보이는 추태일 뿐 대다수의 어르신들은 험난했던 시대에 태어나 파란 많았던 역사의 현장에서 온갖 고생을 겪으며 지금까지 세대를 이어온 우리들 모두가 존경해야 할 우리의 어르신들이다.

모르는 어르신들에게도 지금부터 ‘소리내어 인사하기’를 실천해야 한다. 대한민국 삼천리 방방곡곡에 “안녕하세요 (어르신)!!” 웃으며 나누는 인사가 메아리치는 그날까지 내가 먼저 인사를 해보자. 어르신들이 놀라 다른 곳을 쳐다보셔도 두 번 인사를 한다. 어르신들이 살만한 대한민국이라고 웃으실 때까지다.

세 번째 제안은 부부결연사업이다. EBS TV ‘효도우미 0700’ 프로그램은 우리 주변의 불우 어르신들을 소개해 사랑의 집짓기를 해드리는 프로그램이다. 제작 때 불우 어르신들을 뵐 때마다 흔히 듣는 이야기이지만 “이제 곧 죽을건데 집은 고쳐 뭐해?” 말은 이렇게 하시지만 집을 짓고 혹은 고친 후에 찾아가 뵈면 어르신들의 얼굴이 확 바뀌어 있다. 그래서 세상의 3대 거짓말에 하나를 더 포함해야 할 것 같다. 노처녀, 시집 안 간다는 말, 장사 하시는 분이 밑지고 판다는 말, 어르신들이 빨리 죽어야지 하는 말씀, 여기에 추가 할 것이 어르신들, 집은 고쳐 뭐해? 가 아닐까 싶다. 그런데 어르신들 노여움만 갖고 사시지 않게 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부부결연사업이다.

어르신들은 혼자가 되시면 제일 큰 스트레스를 받으신다는데 자손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부부결연을 해드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쉽지 않은 현실이라 혼인신고라든지 법적 차원을 벗어나 양가 가족의 합의에 따른 결연이 가능하다면 이라는 전제하에 드리는 제안이다. 사실 어느 분이라도 먼저 돌아가신 분을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혼자 살아가는 고통은 혼자가 되어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의 가장 큰 고통이 고독일진데 말벗 친구가 정말 절실할 것이다. 한마디로 등 긁어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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