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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계형 체납자들에게는 복지혜택 드립니다”

평택시 체납관리단 동행취재

도내 체납관리단, 세수증대·복지 연계 등
출범 4개월만 다방면 활약으로 ‘호평’

평택시, 3인 1조 11개팀 내·외근 구성
내근직, 총 41명 효율적인 동선 파악
현장서 받아온 정보 토대 데이터 정리
체납자에 필요한 복지 확인·전달 담당
외근직, 평균 4∼5곳 직접 체납자 방문

“세금 징수 뿐만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
놓여진 사람들 찾는 것 가장 중요해”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각지대에 갇혀 아무 혜택을 받지 못하고 굶주린 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지난 11일 평택시청에서 만난 평택시 체납관리단 정인욱(남·61)씨의 말이다.

정씨는 지난 3월부터 체납관리단원으로 활동중이다.

체납관리단은 경기도가 소액체납자의 체납액 징수 및 복지 사각지대 해소,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 도입했다.

현재 도내 31개 시·군 모두에서 체납관리단이 운영중이다.

이들 체납관리단은 출범 4개월여만에 세수 증대와 생계형 체납자 복지 연계 등 다방면 활약으로 호평을 받고 있다.

평택에서 활약중인 체납관리단은 모두 41명이다.

 

 

 

 

이날 오전 오전 10시 시청에 모인 체납관리단은 하루일과에 대한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회의는 3인 1조 11개팀의 동선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1조당 1일 평균 4~5곳의 생계형 체납자를 방문해야 하는 만큼 가장 효율적인 경로를 파악하는 것.

내·외근직으로 나눠 효율적 동선 파악은 내근직, 직접 소액 체납자를 만나는 것은 외근직 담당이다.

동선 및 데이터 파악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오승희(여·30)씨는 “처음에 도로명 주소가 팽성대교길이라 해서 같은 장소인줄 알고 경로를 짜놓고 봤더니 평택시의 끝과 끝이었었다”며 “내근직의 실수로 인해 외근직들이 10㎞ 이상 되는 곳을 왔다갔다 하는 일도 있었다”며 이동경로 파악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근 체납관리단원들이 보다 편하고 효율성있게 활동할 수 있으려면 지도 뿐 아니라 도로명 주소도 외우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내근직은 경로를 정해주는 것 뿐만아니라 외근직이 가져온 데이터를 정리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현장에서 받아온 정보를 추려 생계형 체납자들에게 어떤 종류의 복지가 필요한지 확인하고 관련 부서에 전달해 주는 것.

오 씨는 “데이터를 잘 파악해야 복지 관련 실무 부서와 연계, 생계형 체납자들의 보다 빠는 복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근직으로 근무하는 전은기(남·50)씨는 “미리 동선을 정해준 덕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외근직들이 보다 편하게 이동하고, 더 많은 체납자들을 방문할 수 있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도내 31개 시·군의 체납관리단은 각각의 여건에 따라 대중교통이나 차를 렌트해 운영중이다.

평택시의 체납관리단은 대중교통을 이용중이다.

한상훈 평택시 세외수입징수팁장은 “평택은 도농복합도시로 농촌을 자주 오가게 되는데 그러다 보면 사고날 위험이 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고 말했다.

이들이 이날 첫번째로 방문한 곳은 팽성읍의 한 허름한 아파트다.

엘레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건물 3층을 걸어 올라가 문을 두드리자 60대 체납자 신모씨가 문을 열고 경계하는 눈초리로 바라봤다.

신씨는 자동차세 및 과태료 등 240만원을 체납한 상태였다.

체납관리단이 방문한 이유를 설명한 뒤 신씨의 집으로 들어섰다.

집안에 들어서자 알수 없는 역겨울 정도의 냄새가 코끝을 찔렀다.

방 한 켠에는 자전거 두대가 높여져 있었고, 화장실에는 하수구 냄새가 진동했다.

주방 식탁과 싱크대에는 언제 먹었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음식들이 놓여있었다.

장애인인 신씨가 체납중인 자동차세 등은 동생이 신씨의 명의를 이용한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체납관리단은 신씨가 먹거리, 주거환경 개선 등 생활형 복지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맞춤형 복지연계를 유도했다.

신씨는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더 많을 텐데 그 분들을 먼저 도와주지 나에겐 너무 과분하다, 이렇게 찾아와 알려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찾은 곳은 재산세 24만여원을 체납한 80대 노부부의 집이었다.

체납관리단은 앞서 지난 5월 이 노부부의 집을 한 차례 방문했었다.

이날 재방문은 체납액 독촉의 의미보단 노부부의 건강 파악이 주 목적이다.

노부부의 한달 수입은 기초생활수급 30만원과 아내(81)가 뜨개질 등으로 벌어들인 20만원을 더해 약 50만원 정도다.

하지만 아파트 관리비와 공과금, 생활비 등을 제외하면 재산세를 낼 여력이 부족한 상태다.

노부부의 건강과 일할 의지를 확인한 체납관리단은 일자리 연계를 위한 동의서에 사인을 받은 뒤 발걸음을 돌렸다.

 

 

 

 

A씨는 “체납금 분납을 신청했으나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라며 “다시 방문해주고 일자리까지 연계해 주겠다고 하니 정말 감사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인욱 평택 체납관리단 조장은 “우리에게 10만원, 20만원은 작은 돈일지 몰라도 생계형 체납자들에게는 큰 금액으로 느껴질 것이다”라며 “생계형 체납자들이 최소한의 복지혜택이라도 누릴 수 있게 해드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고 말했다.

최원삼 경기도 체납총괄팀장은 “체납된 세금들을 징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복지사각지대에 놓여진 사람들을 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체납관리단은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여원현기자 dudnjsgus1@

/사진=조병석기자 c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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