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8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하도급업체 기술 경쟁사에 넘긴 뒤 납품단가 쥐어짜

피해업체, 단가 인하 압박에 21%나 내려 경영악화
검찰, 물걸레 청소기업체 아너스 대표·법인 기소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 추진 첫 기소사례

하도급 업체의 고유기술을 경쟁업체에 넘긴 뒤 유사제품이 있다며 납품단가를 낮추도록 압박한 물걸레 청소기업체 아너스 관계자와 법인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산업기술범죄수사부(김윤희 부장검사)는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아너스 대표이사 A씨 등 회사 관계자 3명과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아너스는 연 매출 200억~300억 원 규모의 가전제품 제조·판매 사업자로 지난 2012년 출시한 ‘듀얼 회전 물걸레 청소기’는 지금까지 홈쇼핑과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100만 대 이상, 1천억원 어치가 팔린 베스트셀러 제품이다.

A씨 등은 지난 2016년 11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청소기 주요 부품인 전원제어장치를 납품하는 하도급업체 B사가 제공한 전자제어기 회로도 등 기술자료 7건을 B사의 경쟁사 8곳에 건네는 등 기술을 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원제어장치는 제품에 발생하는 문제 상황을 스스로 분석해 전원을 공급하거나 차단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부품으로 청소기의 ‘두뇌’에 비유되는 핵심 부품이다.

이후 경쟁사들은 A씨 등에서 제공받은 기술자료를 활용해 아너스 측에 유사 부품 견적서를 제출했고, 1곳은 유사 부품의 샘플까지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사에서 유사 제품을 생산하자 아너스는 이들 견적서를 토대로 B사에게 단가를 인하하도록 압박했다.

이에 B사는 총 3차례에 걸쳐 단가를 모두 21%나 인하했지만, 경영악화의 늪에 빠져 결국 납품을 포기하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아너스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한 데 이어 올해 3월 중소기업 기술탈취 혐의로 아너스를 검찰에 고발했다.

아너스 측은 불량 발생 원인 조사·검토 등을 위해 B사로부터 기술자료를 건네받았다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아너스 측이 단가 인하 압박 목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고 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이번 사건이 지난해 범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대책’을 추진한 이래 기소한 첫 사례라며 향후 이 사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아너스와 B사 사이에 민사 합의는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각기자 kyg@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