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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모오리돌

 

 

 

모오리돌

/오영록

난 물속이다

물은 멈추지 않고 난 돌멩이

구르고 싶지 않지만
발밑 모래알이
하나씩 하나씩 떠내려가고

기우뚱
또 하루가 중심을 잃는다

머잖아 호수에 닿을 것이고

수많은 모오리돌

돌마다 둥그레진 이유가
빼곡하다

- 오영록 시집 ‘묵시적 계약’

 

 

 

 

물 속 돌멩이를 받치고 있던 모래알들이 물살에 떠내려가듯이 ‘나’를 지탱해주고 있던 것들이 무너질 때가 있다. 믿고 있던 신념이나 가치들 혹은 알량하나마 지니고 있던 재주나 관계들이 속절없이 와라락 혹은 슬금슬금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 허둥지둥 중심을 잃으면서 생각과 몸의 모난 부분들이 둥글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그런 날의 연속 속에서 산다. 그러나, 그래야만 호수에 닿을 수 있다. 그래야만 각진 낭떠러지의 계곡과 물 마른 개천을 지나 호수의 평화에 이를 수 있다./김명철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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