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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선전술(宣傳術), 사람은 필요한 것만 본다

 

미국 PR 실무자들이 그 계보를 잇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은 미국의 하원의원이자 정치인, 엔터테이너, 기업인, 쇼맨이다. 영화 ‘위대한 쇼맨’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로 실제 주인공 P.T 바넘은 쇼비니지스와 광고 홍보계의 선구자로 알려져 있지만 반대로 사기꾼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만큼 그의 평가는 호평과 악평이 공존한다. 그리고 ‘노이즈 마케팅’의 창시자인 그는 홍보와 선전의 귀재였다. 당시 광고라는 말은 있었지만 ‘선전’이라든가 ‘매스 미디어’라는 용어나 개념은 없었다. 그를 이후 매스컴 왕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가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쇼 흥행에 있어서 화제를 만들어가면서 거기에 언론 홍보를 통한 ‘이슈 파이팅’, ‘노이즈 마케팅’은 탁월했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는 현대의 홍보술, 선전술의 기초를 만든 PR의 창시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1855년 자서전 ‘P. T 바넘의 생애’을 발간해서 대중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의 자서전은 당시 뉴욕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1891년 죽을 때까지 새로운 표제로 7판을 펴냈다. 그는 판을 거듭할 때마다 전에 낸 판에 나중에 일어난 흥미로운 일들을 추가시켰다. 이로 인해 독자들은 점점 재미있어지는 내용을 보기 위해 새로이 출판된 그의 자서전을 구입했으며 초판부터 37년간 계속해서 내용을 늘려간 자서전은 그 예가 없다.

그는 그가 창단한 서커스단의 ‘지상 최대의 쇼’ 상연 때 그곳에서 정가보다 50센트 싼 1달러에 팔고 게다가 50% 할인권을 붙였기 때문에 판매 효과가 컸다. 그의 자서전은 “서커스가 끝나고 공연장을 나오는 구경꾼들을 보면 세 명 가운데 한 명은 내 자서전을 들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거의 모든 가정이 한 권 또는 한 권 이상의 내 책을 샀다”고 말했다. 이러한 그의 활동들은 ‘위대한 쇼맨’으로 굳건한 자리매김하는 촉진제가 됐다.

오늘날 ‘바넘 효과’는 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성격 특성을 자신의 성격과 일치한다고 믿으려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대중의 심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관심을 갖는 것만 보이게 마련이다. 인간은 원래 자신에게 유리한 것, 자신에게 닥친 것만 보는 성향이 있다. 필요한 것만 선택해서 보려고 한다. 그래서 정작 중요하고 필요한 것은 기피하고 보지 않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바넘은 사람의 심리를 간파해서 홍보하는 선전술의 대가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확대 재생산된 선전술은 대중들에게는 ‘인지부조화’를 일으키는 ‘가짜 뉴스’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비판도 받고 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속기 위해 태어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상대의 속마음을 간파해내는 흥행(興行)기술자였지만 사기꾼이라는 평가를 받는 것도 여기에 있다.

러시아 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레프 쿨레쇼프는 1920년 당시 러시아의 유명배우 이반 모주힌의 무표정한 클로즈업 샷과 ‘스프 한 접시’, ‘관에 누워 있는 아이’, ‘소파 위에 있는 여인’을 편집해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관객들은 모주힌의 무표정한 클로즈업 샷이 동일한 장소에서 샷임에도 불구하고 ‘스프’ 에서는 ‘배고픔’, ‘관 속의 아이’ 에서는 ‘슬픔’, ‘소파 위의 여인’ 에서는 ‘욕망’이라는 ‘감정’을 느꼈다고 답했다. 이것을 ‘쿨레쇼프 효과’라고 하며, 샷과 샷이 어떻게 편집되느냐에 따라 사람들의 감정이 고착화되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는 오늘날 ‘인지심리학’에도 영향을 끼쳤고 현대 선전술에 있어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선전술의 활용은 ‘가짜 뉴스’을 만들어내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스스로 유리한 정보를 기억해서 ‘공고화’하려는 특징이 있어 개인이 믿는 것과 실제로 보여지는 진실과의 차이를 일으키는 ‘인지부조화’를 만들고 내고 이는 건전한 사회발전에 장애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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