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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은실공원… 백로 쫓아야 vs 서식지 보존

도시개발사업으로 입주민 늘어
40년 만에 시민공원 조성 재개

환경단체 “야생생물 보호해야”
주민 “소음·배설물 피해 심해”
市, 양쪽 민원 모두 수용 어려워

최근 도시개발사업으로 주민들이 입주하면서 인근에 40년 만에 재추진 하는 공원 조성사업을 놓고 백로 서식지 보존과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공원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을 빚고 있다.

21일 평택시에 따르면 시는 1972년 세교동 산99 일원 20만여㎡를 은실공원으로 지정했으며 이후 40년이 넘도록 사업이 진척되지 않아 공원부지는 장기미집행 시설로 분류됐다.

그러나 최근 주변에 도시개발사업으로 세교지구(3천478세대), 무산영신지구(6천119세대)에 입주가 시작되자 뒤늦게 시는 은실공원 조성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용역에 착수했다.

은실공원은 내년까지 실시계획 인가를 받지 못하면 일몰 대상이 돼 공원 지정이 해제되는 탓에 시는 공원 조성사업을 서두르고 있다.

공원 조성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반기고 있으나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백로 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곳 숲에는 1천여 마리 백로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평택시의 시조(市鳥)이기도 하다. 철새인 백로는 매년 5월부터 이곳에 자리를 잡아 6∼8월 번식기를 거친 뒤 남쪽으로 내려가서 겨울을 난다는 것이 시 관계자의 설명이다.

박환우 평택환경시민행동 공동대표는 “공원 조성사업이 시작되면 수십 년 된 나무가 벌목되고 조명이 설치돼 빛 공해가 생긴다”며 “결국 백로가 살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고 서식지를 잃게 되기 때문에 공원보단 야생생물 보호지구로 지정해 백로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입주민들은 지금도 백로 피해에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시는 양쪽 민원 모두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근 아파트 한 입주민은 “번식기 소음이 심해 여름철에 창문을 열어놓지도 못한다”며 “게다가 백로 배설물로 인한 피해도 막심하다. 시에 백로를 쫓아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제기했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백로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민원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백로를 쫓을 수는 없다”며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는 것이 목적이다 보니 백로 서식지를 보존하기 위해 산책로 조성 등 공원 공사를 중단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공원 조성 계획에는 현재 백로가 머무는 숲은 거의 그대로 보존하는 것으로 돼 있고 환경영향평가를 받으면서 야생생물 혹은 주민 민원에 대한 내용도 함께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평택=박희범기자 hee69b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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