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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심쩍은 현대 의학의 ‘무병장수 보장’ 검증 나서다

‘건강 열풍’ 속 숨은 진실 폭로
‘삶과 죽음’ 깊은 성찰 보여줘

 

 

 

긍정 이데올로기를 비롯한 저임 노동과 화이트칼라 몰락의 실태를 고발해 주목받았던 바버라 에런라이크가 현대인의 새로운 풍속이 된 ‘건강 열풍’의 숨은 진실을 폭로하며 삶과 죽음에 대한 더 깊은 성찰을 보여주는 ‘건강의 배신’을 출간했다.

오늘날 우리는 자신을 잘 절제하고 생활방식만 잘 관리하면 보다 젊고 건강하며, 더 오래 살 수 있다고 약속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그 가운데 헬스 케어와 웰니스 산업은 건강과 젊음을 준다는 유혹을 하고, 때로는 불안을 조장하거나 협박을 하기도 한다.

그렇게 그들은 자신들이 제시하는 규칙과 조언만 잘 따르면 누구나 ‘성공적 노화’를 이룰 수 있다고 장담한다.

그러나 노화를 질병이자 적으로 규정하면서 온 사회가 건강과 장수에 강박적으로 집착하도록 부추기는 이들의 주장과 근거가 과연 옳은지는 제대로 검증된 적이 없다.

이 책은 저자가 병원과 의료계 현장으로 뛰어들어 현대 의학이 증거에 기반하고 있다는 주장과 예방 의학이 무병장수를 보장한다는 약속이 사실인지 증명한다.

뿐만 아니라 피트니스센터와 웰니스 업계를 찾아 안티에이징의 비법을 제공한다는 그들의 프로그램과 제품이 실제로 효력이 있는지 보여준다. 또 실리콘밸리로 파고들어 바이오 해킹과 마음 근육 단련으로 영생을 이루겠다는 그들의 꿈이 실현 가능한지 따져 본다.

이 모든 산업과 열풍의 근간이 되는, 즉 우리가 자신의 몸과 마음을 통제할 수 있다는 기본 전제가 과연 사실인지 검증한다.

책은 통제를 향한 열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 열망은 의학적 치료와 운동 및 식이요법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개선, 그리고 미심쩍긴 해도 계속 성장하고 있으며 몸과 마음 모두를 포괄하는 웰니스 산업에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모든 형태의 개입은 ‘인간 통제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하는 질문을 낳고, 이는 다시 우리를 생물학적 영역에 있는 물음들로 이끈다.

과연 이들은 조화로운 전체를 이루는 것일까, 아니면 영원히 갈등상태에 있는 것일까?

저자는 이에 몸과 관련한 디스토피아적 관점을 지지하는 최신 과학 사례를 제시한다.

그 관점에 따르면 몸은 잘 정비된 기계가 아니며 우리가 아는 한 모두 죽음에 이르게 될, 세포의 지속적인 갈등이 일어나는 장소이다.

책의 말미에선 궁극적 질문인 ‘나는 무엇인가?’를 묻는다.

자아라는 것이 조화로운 몸 안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이 아니라면 도대체 자아란 무엇인지, 게다가 무엇을 위해 자아가 필요한지 말이다.

‘언제부터 생로병사가 이토록 부자연스럽고 불편한 일이 되어 버렸는가?’

저자는 이 질문에 답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경이로움과 경외감을 우리에게 되돌려 줄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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