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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의 마지막 8년… 한글 창제에 숨겨진 이야기

지식 권력으로 독점했던 1443년
신하들 반대 맞서 잉태된 훈민정음
만들어진 과정 담아 ‘오늘 개봉’
유서 깊은 건축물들 곳곳에 등장
관객들에 다채로운 볼거리 선사

 

 

 

나랏말싸미

장르 : 드라마

감독 : 조철현

출연 : 송강호, 박해일, 전미선

문자와 지식을 권력으로 독점했던 시대에 모든 신하들의 반대에 무릅쓰고,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세종의 마지막 8년을 보여주는 ‘나랏말싸미’가 오는 24일 개봉한다.

한글에 관련된 영화를 마음에 품은 이후 십 수 년 동안 조철현 감독이 가졌던 의문과 영화화의 실마리는 실존 인물인 ‘신미 스님’에게 나왔다.

억불정책을 가장 왕성하게 펼쳤던 임금인 세종은 죽기 전 유언으로 신미 스님에게 ‘우국이세 혜각존자(祐國利世 慧覺尊者)-나라를 위하고 세상을 이롭게 한, 지혜를 깨우쳐 반열에 오른 분’이란 법호를 내렸다는 기록과 김만중의 ‘서포만필’에 있는 훈민정음과 불경을 기록한 문자인 범어와의 관계 등은 한글 창제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설 중에 하나로, 신미 스님이 했던 역할에 주목하게 만들었다.

불교 국가인 고려를 뒤집고 유교를 국시로 창건된 새 왕조 조선의 임금인 세종이 스님과 손을 잡고 한글을 만들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품고 있다.

그들이 어떻게 만나게 되는지 또 아픔과 고민 속에 잉태된 한글이 어떤 원리를 가지고 마침내 태어났는지 그 창제의 과정이 씨줄로 짜여진 ‘나랏말싸미’는 그렇게 시작된다.

또 영화는 기존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누구나 쉽게 갈 수 없는 역사적인 공간들을 보여준다.

시나리오 작업 과정에서 세종과 함께 뜻을 모아 한글을 만든 신미 스님의 행적을 따라 전국 곳곳의 사찰을 다녔던 조철현 감독은 영화 속 상징적인 공간들을 실제 역사가 깃들어 있는 문화유산에서 촬영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제작진은 6개월 이상 문화재청의 문을 두드리며 오랜 기간에 걸친 긴밀하고 정교한 회의 끝에 합천 해인사 장경판전부터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안동 봉정사 등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 유적지를 한국 영화 최초로 스크린에 담아낼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영화에는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목조 건물 중에서도 오래된 건물로 꼽히는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과 안동 봉정사를 비롯한 경복궁, 창덕궁, 곡성 태안사, 순천 송광사 국사전 등 자랑스럽고 유서 깊은 건축물들이 곳곳에 등장한다.

인위적인 작업으로는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색감과 오랜 세월의 깊이가 겹겹이 쌓인 구조물들로 이뤄진 역사적인 공간들은 관객들로 하여금 다채로운 볼거리를 선사하며 한글 창제가 이루어지는 1443년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 것이다.

영화는 지식을 독점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권력 또한 독점하고자 했던 유신들에 맞서 ‘모든 백성이 문자를 읽고 쓰는 나라’를 꿈꿨던 세종의 이상이 어떻게 현실로 구현되었는지 보여준다.

또 개인의 업적이 아닌 ‘모두’의 성취였던 한글, 그 이면의 이야기를 재미와 울림 속에 전달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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