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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 행복한 부부관계와 학·지·행(學·知·行)

 

 

 

태어나서부터 시간이 흐르고 흘러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배우고 있다. 배움(學)을 통해 우리는 앎(知)을 얻을 수 있다. 알게 되면 행위(行)가 달라지고 삶(生)이 달라진다. 결국, 우리의 삶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아느냐에 따라 그 방향이 달라진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행위’란 분명한 목적이나 동기를 가지고 생각과 선택, 결심을 거쳐 의식적으로 행하는 인간의 의지적인 언행을 뜻한다. 행위는 윤리적인 판단의 대상이 된다. 내가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알고 있느냐는 타인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나의 행위이다. 부부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나와 배우자의 행위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것이 쌓여 부부의 삶을 결정한다. 그런데 부부의 배움과 앎이 건강하지 못하면 서로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가 나타나고 결국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지게 된다.

배움(學)이란 새로운 지식이나 교양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즉, 새로운 정보를 접하는 것이다. 외국어를 배운 사람은 영어와 한국어를 구별할 수 있고, 수학을 배운 사람은 삼각함수와 미분, 적분을 구별할 수 있다. 하지만 무언가를 배웠다는 것이 그것을 안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앎(知)은 교육이나 경험, 사고 행위를 통해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갖추는 것을 의미한다. 앎은 그것을 이해하는 것이다. 앎은 행위를 어떻게 할 지 정하고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새로운 앎은 자연스럽게 행위의 변화로 이어진다. 변화된 행위는 우리 삶에 그대로 적용된다. 만약 배웠는데 달라진 것이 아무 것도 없다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거나 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외국어를 배운다. 하지만 배웠다고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다. 배움을 통해 알아야 행위로 이어진다. 그래서 앎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외국어를 알게 되면 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과 대화라는 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알게 되면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식사, 자동차 운전, 자전거 타기처럼 내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러운 행위가 가능하다. 이런 상태가 되면 오히려 알기 이전의 행위를 하는 것이 더 어렵다.

부부의 삶은 부부가 어떤 행위를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상대가 좋아하는 행위는 자주 행하게 되고, 싫어하는 행위는 적게 하면 할수록 부부 관계는 좋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행위는 단순한 앎의 결과일 뿐이다. 나와 배우자 행위의 변화를 원한다면 서로 무엇을 배웠고 그것을 통해 어떠한 앎을 가졌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앎은 어떠한 행위를 할 지 판단하는 기준이다. 상대가 무엇을 알고 있는지는 그 사람의 행위를 보면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부 사이에 학대, 폭력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고, 그런 행위를 하지 않는다. 그런데 그런 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만약 부부 사이에도 폭력은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 사람은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알고 있다면 부부 관계에 대해 다시 배우고 새로운 앎이 필요하다.

문제는 잘못 알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경우이다. 평소에는 그런 행위를 하지 않지만, 술을 많이 마셨거나 화가 났을 때 상대가 싫어하는 행위가 나타나는 사람은 특정 상황에서는 “그래도 된다”고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 행위가 용납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는 것이 아니다. 착각이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우리는 부부 관계에 대해 배우고 있다. 부모님이 서로를 대하는 모습, 미디어에 나타나는 다양한 부부의 모습, 내 주위 사람의 부부 모습 등 많은 정보를 얻는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통해 어떤 앎을 얻고 있는가이다.

배움이 곧 앎을 의미하지 않는다. 알고 있다는 것은 아는 대로 행위를 한다는 의미이다. 사랑, 존중, 배려, 인정 등 우리는 부부 관계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이미 배웠다.

자! 이제 자신이 배우자에게 하는 행위를 살펴보고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맞는지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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