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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한탄강(漢灘江)

휴전선을 가로질러 흐르는 ‘한탄강’. 분단의 한을 안고 흐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물론 ‘전쟁의 아픔’이 서린 의미 말고도 얽힌 사연은 여럿있다. 철원이 태봉국의 도읍지였던 어느 날, 남쪽으로 내려가 후백제와 전쟁을 치르고 돌아온 궁예는 이 강가에 와서 마치 좀먹은 것처럼 구멍이 숭숭 뚫려 있는 검은 돌들을 보고는 “아하, 내 운명이 다했구나”하고 한탄했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유래도 그중 하나다. 그러나 한탄(漢灘)이란 ‘한여울’ 곧 큰 여울을 뜻하는 말이다. 지리적 여건상 간직한 사연이 많다 보니 그만 한숨 쉬며 탄식한다는 한탄(恨歎)으로 오해받고 있는 것이다.

강원도 평강의 추가령곡에서 발원하여 철원과 연천을 거쳐 전곡에서 임진강과 합류하는 한탄강은 우리나라 어느 강보다도 변화무쌍하고 풍광이 수려하기로 유명하다. 이 강은 발원지에서 합류점까지 현무암으로 된 용암지대를 관류하기 때문에 곳곳에 수직절벽과 협곡이 형성되어 절경을 이룬다. 강폭은 평균 60m 정도밖에 안되는 협곡인데 계곡 양편으론 기라성 같은 수직의 기암들이 늘어서 있다.

한탄강변에는 서귀포 천지연폭포와 같다는 미인폭포를 비롯하여 전곡유원지·재인폭포·순담계곡·고석정·직탕폭포 등 명승지가 널려 있다. 게다가 민통선과 군사분계선이 가까워 손때 안 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특히 직탕폭포 주변에서 또 하나의 눈여겨볼 거리는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거대한 현무암 바위다. 강 주변도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용암들은 약 27만 년 전 화산분출로 만들어진 것이며, 제주도·백두산·울릉도와 함께 한반도에서 가장 젊은 땅이라고 한다. 약 650㎢나 되는 드넓은 철원평야도 그 화산폭발 때 만들어진 용암대지(熔岩臺地)다. 포천시가 내년 세계지질공원 인증이 유력한 한탄강을 유네스코에 공동 등재하자고 최근 북한에 제안했다고 한다. 현재 한탄강은 전체 유역의 65%가 남측, 35%가 북측에 속해 있다. 지리적 여건상 등재될 경우 DMZ과 함께 세계적 명소가 될것이 분명하다. 북한이 화답하고 현실이 됐으면 좋겠다./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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