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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디스플레이, 對日 공격무기로 부족

올 상반기 반도체 수출 중 일본 비중은 1.03% 불과
디스플레이는 0.64%… 일본경제 타격 큰 효과 없어
최첨단 제품은 한국 의존도 높아 전략적 접근 필요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횡포’에 맞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반격 무기’로 배치하자는 주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으나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이 글로벌 반도체·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정보통신기술(ICT) 부문 수출에서 차지하는 일본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감정적 대응이나 ‘재탕·삼탕’식의 정책 지원 방안보다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전략적 접근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일 관련 부처와 한국무역협회, 업계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의 ICT 수출액은 총 872억7천1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일본에 대한 수출은 2.32%(20억2천400만 달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1.97%)보다는 다소 높아진 것이지만 중국(49.2%), 베트남(14.8%), 미국(10.5%) 등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은 물론 대만(3.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특히 이 가운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일본에 대한 수출 비중이 올 상반기에 각각 전체의 1.03%와 0.64%에 불과했다.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이지만 일본으로 향하는 물량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전세계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합계 점유율이 각각 70%와 50% 이상에 달하고, 디스플레이 시장에서도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상위권에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외의 수치’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전자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상당 부분 해외로 이전했기 때문에 일본으로 수출되는 한국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물량은 별로 없어 한국산이 없어도 치명적인 수준의 영향은 없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가 맞대응 차원에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면서 주요 타깃 가운데 반도체, 디스플레이를 지목하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과 SK하이닉스의 ‘10대 고객’ 명단에 일본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스마트폰, 반도체 등 IT 시장이 내수에만 주력하는 갈라파고스 상태인 점도 한몫했다.

다만 삼성, SK, LG 등이 최근 적극적인 연구개발(R&D) 및 설비 투자에 나서면서 ‘기술초격차’를 확보한 데 힘입어 첨단 제품군에서는 일본도 한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신 제품의 경우 고사양 메모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산이 없으면 일본 기업들도 생산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일본의 횡포와 관련해 정치권을 중심으로 감정적 대응이 잇따르는 것 같아 안타깝다”면서 “정부가 중장기적 대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대증요법’보다는 기업 현장의 상황을 고려한 냉철하고 전략적인 접근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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