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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이해와 인정이 부부 관계에 미치는 영향

 

만약 여러분이 배우자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면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봉착할 수도 있다.

많은 부부가 배우자를 지금보다 더 많이 이해한다면 부부 관계가 더 나아질 거로 생각한다. 이 생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다만, 배우자를 ‘이해’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것인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 우리는 배우자를 정말 이해할 수 있을까?

표준어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이해(理解)의 사전적 의미는 ‘사리를 분별하여 해석함’이다. 이해한다는 것은 대상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대상의 행위 이유 등을 여러 가지 해석을 통해 그것을 내가 알고 있다는 의미이다. 이미 잘 알고 있는 것에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문제는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다고 착각할 때 발생한다.

[7+7÷7+7×7-7=]의 정답은 무엇일까? 만약 56이라는 숫자가 떠오른다면 다시 계산해야 한다. 이 문제의 정답은 50이다. 이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는 몇 가지 미리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있다.

먼저 수의 개념을 알고 있어야 한다. 덧셈과 뺄셈을 알아야 하고 곱셈과 나눗셈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곱셈과 나눗셈을 먼저 계산해야 하는 사칙연산의 기본 순서를 알고 있어야 한다. 만약 사칙연산에 대해 모르는 것이 있거나 잘못 알고 있다면 문제를 풀 수 없고 잘못된 답을 정답으로 착각하게 된다.

간단한 수학 문제도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 먼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 있다. 문제가 어려워질수록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것도 많아진다.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어떤 수학 문제보다도 어려운 일이다. 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기질, 성격, 성장 배경, 감정 등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수도 없이 많다. 간단한 수학 문제처럼 쉽게 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배우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행복한 부부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분명하다. 긍정적인 영향의 중심에는 이해가 아니라 노력이 있다. 부부의 삶을 수십 년 함께 했더라도 배우자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중요한 것은 노력이지 배우자에 대한 완벽한 이해가 아니다. 배우자를 완벽하게 이해하려는 목표를 생각하고 있다면 우리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한 부부 관계를 위해 배우자 이해보다 더 효과적인 것이 존재한다. 이해보다 이것을 위해 노력할 때 부부 아포리아(난관)에서 빠져나오기 쉽다. 그것은 바로 ‘인정’이다.

표준어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인정(認定)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긴다는 의미이다. 인정은 이해와 다르게 미리 알아야 하거나 필요한 것이 없다. 대상에서 이유를 찾지 않는다. 그렇다고 여기고 받아들이는 것이 바로 인정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어떻게 인정할 수 있냐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다르게 우리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인정하고 사는 경우가 많다.

한 개인이 스마트폰을 만들기는 어렵다. 모든 제조 공정을 다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즉, 완벽한 이해를 하지 못하거나 잘못 알고 있으면 제대로 된 스마트폰을 만들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스마트폰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리고 그것을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전기, 자동차, 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많은 인정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부로 살면 배우자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경우가 있다. 특히 사소한 것이 눈에 잘 들어온다. 이해는 ‘왜?’에서 시작한다. ‘왜 정리를 안 하지? 왜 그렇게 술을 많이 마시지? 왜 말(행동)을 그런 식으로 하지?’ 그리고 ‘왜’에 대한 의문이 해결되지 않는 경우 심각한 부부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인정은 배우자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인다.

배우자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편안한 감정 상태로 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불편한 감정이 발생하고 다툼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이해는 또 다른 이해가 필요하다. 하지만 인정은 단 한 번으로 완전하다. 행복한 부부 관계를 원한다면 이해하지 말고 인정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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