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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별을 보다

 

 

 

별을 보다

                                 /임성구



자정 지나 한 시와 두 시 사이 느닷없이

캔 맥주 하나 들고 옥상에서 하늘 본다

어둠의 자물통에 잠긴 골목들은 음산하다



난간에 기댄 목구멍엔

맥주 씨가 자라나고



저 열쇠 구멍 사이로 한 가닥 빛이 흐른다



떨림은

하늘과 땅 사이서

북극성을 찾아간다



절망은 새로운 씨앗, 절망은 새로운 등불

별만큼 많은 숫자로 되뇌며 기도하는 밤

마을은 예쁜 꿈속에 있다

나는 저들의, 꿈을 산다

 

 

시인은 창원에서 출생해, 현대시조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조집 ‘오랜 시간 골목에 서 있었다’, ‘살구나무죽비’, ‘앵통하다 봄’, ‘혈색이 돌아왔다’, 현대시조 100인선 ‘형아’ 작품집이 있다. 경남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수상했다. 폭염으로 머물고 있는 하우스 옥상에 올라가 맥주로 목을 달래고 마음을 놓이며 꺼져있는 섬바다 사람들의 미세하게보이는 불빛 창구를 응시해 보았다. 시인의 음산한 골목길과 음산한 환경들을 같이 그려보면서 삶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질문과 답을 오래도록 시와 대화를 가졌다. 시인의 정서를 붙잡고 속도감을 환기시키는 수식어와 연결어의 구사없이 따스한 정감으로 진술한 이 시는 지친사람들에게 절망과 희망으로 용기를 동시에 주고 있다./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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