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정책자료집 ‘베스트셀러’ 된 비결은?
수원시 정책자료집 ‘베스트셀러’ 된 비결은?
  • 안직수 기자
  • 승인 2019.08.18 20:21
  • 댓글 0
  •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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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식으로 쓴 ‘지금 빛나는 수원을 읽다’
형식 탈피 주효… 전국 지자체 입소문 속 품귀
호평을 받고 있는 수원시 정책자료집 ‘지금 빛나는 수원을 읽다’를 기획, 제작한 수원시 정책기획과 기획팀.
호평을 받고 있는 수원시 정책자료집 ‘지금 빛나는 수원을 읽다’를 기획, 제작한 수원시 정책기획과 기획팀.

 

“이 전쟁에 출전이라도 하기 위해서는 만반의 준비를 해야한다. 수원일자리센터에 등록하고 특화된 일자리 박람회에 참가해 컨설팅 받고, 나름의 노하우로 오늘을 맞이해 본다. 오늘 면접을 위해 청나래에서 면접 정장도 빌렸고, 올해부터 교통비를 준다는 청카드도 신청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30대 초반 청년의 글 같지만, 실제는 수원시 정책기획과 직원이 수원의 일자리정책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알릴까 고민하던 끝에 취업준비생의 입장으로 돌아가 쓴 글이다. 글에 이어 수원시가 진행하는 각종 일자리 정책이 간략하게 소개된다.

수원시가 최근 내놓은 정책 자료집 ‘지금 빛나는 수원을 읽다’가 기존의 식상한 정책자료집과 차별성을 보이며 전국의 지방정부들의 입소문 속에 품귀 현상을 빚는 ‘베스트셀러’로 각광을 받고 있다.

18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정책자료집 ‘지금 빛나는 수원을 읽다’와 ‘퍼스트 펭귄 스토리’(First Penguin Story)를 각각 5천부 발행했다.

‘지금 빛나는 수원을 읽다’는 시민들에게 시정홍보와 유용한 정책을 알릴 목적으로 제작한 자료집으로, 대다수 지자체가 매년 발행해 주민센터, 공공시설 등을 통해 배포한 뒤 대부분 ‘순번을 기다리다 무료할 때 잠깐 보는 책자’로 전락한 것과 달리 전국 지자체들이 앞다퉈 배포를 요구할 정도로 인기다.

수원시는 형식적인 자료집이 아니라 시민이 읽고 싶은 자료집을 만들자는데 머리를 맞댔고, 수원만의 특색있는 사업과 관광지를 선정하고 책을 주로 읽는 3~40대 시민들의 관심 등을 취합하면서 고착화된 정책자료집의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다.

 

특히 형식적인 ‘시장 인사말’ 타이틀부터 없앤 대신 염태영 수원시장이 ‘영화 왓 위민 원트를 아시나요? 감전사고를 겪은 후 여성의 생각을 들을 수 있게 된 닉이 갑자기 얻은 특별한 능력을 통해 진정한 사랑을 성취해 나가는 마법같은 이야기인데요’로 시작하는 에세이식으로 써내려가 염 시장이 추구하는 시정 방향을 우회적으로 소개한다.

이어 정책기획과 직원 8명이 각각 2~3개의 주제를 놓고 글을 풀어냈다. 독신을 추구하는 40대 미혼여성, 치매 부모를 둔 딸의 입장에서 글을 쓰고, 그와 관련된 수원시 정책을 소개하는 형태다.

또 서울 대학로를 찾아 뮤지컬 ‘해우’에서 정조 역을 맡았던 배우 정의갑을 인터뷰하고, 개그맨 정종철과 수원의 인연 등을 책 중간중간에 담았다.

기획을 주도한 이소희 시 정책기획과 기획팀장은 “작가들이 글은 좋지만 시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어 논의 끝에 직원들이 직접 취업준비생, 청소년을 둔 부모 등 입장에서 글을 써 봤다”며 “지난주 주민자치센터 등을 통해 책을 배포했는데, 책을 따로 받고 싶다는 연락이 올 정도로 인기가 높아 놀랬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지자체에서 소문을 듣고 책을 보내달라는 연락도 많이 온다. 125만 시민의 사랑 덕분에 전국적인 베스트셀러가 돼 더 찍어야 하는지 고민할 정도”라고 밝혔다.

한편 ‘퍼스트 팽귄 스토리’는 각종 국제교류 행사 등에서 시의 정책과 문화유산 등을 외국에 알릴 목적으로 제작했으며, 한글과 영문을 동시 수록했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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