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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전연희



내 마음 깊이까지 곧잘 다 솎아낸다

자갈밭 미루나무 꽃창포 삘기 언덕

엮어낸 고운 날들이 파르스름 젖어 있다



숲으로 물가로만 물끄러미 다녀갈 뿐

네 고향은 아무래도 산 번지 그편이다

저물어 돌아오는 길 빈 어깨에 기울이는



늦도록 뒤척이는 창가를 못 떠난다

하마 잠들래나 실직한 가장 곁을

달무리 글썽한 눈빛 밤새도록 젖어 있다

 

 

 

 

시인은 ‘시조문학’으로 문단에 나왔다, 시조집 ‘얼음꽃’,‘이름을 부르면’, 현대시조 100인선 ‘푸른 고백’등 작품집이 있고, 한국시조시인협회상, 이호우, 이영도문학상을 수상했다. 현재는 중등교장을 역임했고, 부산시조시인협회회장으로 있다. 시인의 작품 달빛은 외로움의 근원을 찾아보는 역설 같다. 여행을 하다보면 깊은 외로움을 느낄 때가 많다. 그 외로움이 사람을 아름답게 만들기도 하고, 깊은 외로움 속에서 살아있는 감동을 찾기에 여행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리운 언덕에 그리움이 비치는 공간의 이미지와 가난한 어떤 사연 많은 사람들의 빛바랜 슬픈 이야기들로 밤새워 이어지는 시간적인 이미지들이 원인모를 사람들의 가시 같은 인생행로의 자연스러움들이 삶의 힘겨운 언덕을 벗 삼아 일어서려는 용기와 희망의 선율들을 부르는가 하면, 삶의 현장 안으로 담긴 사람들의 체취와 숨결들로 애틋한 길을 묻는다. 삶을 체험하고 추억을 쌓아가는 것, 어느덧 그리움들이 정제되어있다./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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