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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과 구분 없앤다더니… 학교 현장 ‘유명무실’

일선 고교 기존 문·이과 구분 방식대로 반편성
“이동 선택수업 시기상조”… 통합 취지 무색
도교육청 “입시제도 개편, 대학이 솔선해야”

교육부가 본격적인 고교학점제 시행을 앞두고 현재 고교 1학년부터 문·이과 구분을 없애는 등 교육체계 개선에 나섰지만, 일선 학교에서는 이동수업 등으로 혼란만 가중된다며 문·이과 방식에 따라 반편성에 나서면서 입시제도 개편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19일 경기도교육청과 일선 학교 등에 따르면 현 고1 학생부터 문·이과 구분이 없어지고 대신 국어와 수학, 사회, 과학 과목에 공통과목과 선택과목이 적용된다.

계열 구분없이 수학의 경우 ‘미적분’, ‘기하’, ‘확률과 통계’ 가운데 하나의 선택과목을 정해 수업을 들어야 하며, 사회·과학탐구영역은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세계사’, ‘물리학’, ‘생명과학’ 등 17개 과목 중 2개를 선택해 수강해야 한다.

교육부는 기존 학급 중심의 교육방식을 학점제로 전환해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고, 융합적 사고를 지닌 창의인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지만 고교에서는 기존 문·이과 구분 방식을 따라 반편성을 시도하며, 선택과목이 제각각인 학생들을 설득하느냐 진땀을 흘리고 있다.

실제 수원 A고교는 문과 계열 대학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에게 수학은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도록 하고, 사회계열 수업 8개를 정해 문과 4개반 편성을 짜고 있다.

또 이과계열 진학 희망 학생들의 경우 수학은 ‘미적분’이나 ‘기하’를 선택하도록 해 사실상 이과반으로 구분하고, 물리, 화학, 지구과학, 생명과학을 중심으로 6개반을 구성 중으로 이과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은 과학계열 수업만 듣게 되며, 2학년 때 정해진 반이 3학년까지 이어지게 된다.

결국 이같은 학교 현장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교육공간과 전공 교사 등을 고려할 때 ‘이동 선택수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 일선 학교에서 쏟아지고 있다.

A고 한 교사는 “현재 교실이 26명 정원에 맞춰져 의자 등이 배치돼 있는데, 교육부 방식대로라면 어느 과목은 10명이 수업에 참여하고 어느 과목은 40명이 수업을 들어야 한다”며 “형식적으로만 문·이과 구분이 없어졌을 뿐이며, 반 정원에 맞춰 학생들을 설득해 과목을 변경하느라 교사들만 힘들다”고 전했다.

이 학교 재학생 B군(고1)도 “성적이 낮은 친구들부터 자신의 선택과 달리 수학, 과학 과목 변경을 요구받고 있다”며 “입시제도가 뭐가 바뀌었는지 모르겠고, 남은 2년 동안 같은 친구들과 한 교실을 써야 한다는 점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대학이 솔선해 문·이과 구분없이 융복합적 사고를 지닌 인재를 선발해야 이같은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며 “고교학점제 확산과 사회적 인식 변화에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직수기자 js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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