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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공공조달 ‘바가지’는 공공의 적

공(公)을 사(私)보다 높게 평가하는 이유는 신뢰 때문이다. 그래서 공은 ‘정(正)’을 동반하고 사에는 ‘욕(欲)’이 따라 붙는다. 그런데 이런 믿음에 금이 가는 일이 발생했다. 경기도가 공공조달 일부 품목에 바가지가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면서다. 공이 정을 버리고 욕을 택했다고 생각하니 우울하다. 까도까도 계속되는 양파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은 그 끝이 어디일지 답답한 마음이다.

경기도가 20일 조달 물품의 적정 가격을 유도하기 위한 방안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협업 감시체계 강화 등을 담은 제도개선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물품이나 용역을 구입할 때 활용하는 ‘나라장터’의 일부 물품 가격이 민간 온라인 보다 비싸다는 조사결과가 나온 탓이다. 도는 ‘공공조달품목이 민간거래가격보다 높다는 공공조달 가격 적정성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며 이번 조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고 적정 조달가격 유도를 위한 사전 실태조사 차원에서 두 단가의 비교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당위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월 16일~6월 12일까지 진행됐다. 검색솔루션을 보유한 민간전문 업체에 의뢰해 시장물품과 비교가 쉬운 사무·교육·영상 및 전자·정보·통신 등 2가지 분야를 대상으로 했다. 이와함께 나라장터와 같은 모델로, 실제 해당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3천341개 물품을 비교했다. 대상 물품 가운데 정가기준으로 일반 온라인쇼핑몰의 판매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1천392개, 가격이 동일한 경우가 128개, 나라장터 판매가격이 저렴한 경우가 1천821개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 브랜드의 ‘비디오 프로젝터’는 조사 시점의 일반 온라인쇼핑몰 가격은 97만 원이고 나라장터 판매가격은 264만 원으로 장터 판매가격이 세배 가까이 비쌌다.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일이다. 또 ‘재 제조토너’는 모델명이 동일한 제품의 일반 온라인 쇼핑몰 판매가격이 나라장터 대비 57%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국민의 혈세를 제대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 같은 조사는 반드시 필요하고 환영한다. 도는 조달청과 이번 조사결과를 공유하고 불공정조달 행위를 막기 위해 협업 감시체계를 구축할 각오다. 공조직은 신뢰를 먹고사는 집단이다. 공공기관이 스스로의 존재가치를 무너트리는 야바위 짓을 할때 국민들은 불행해진다. 공정성을 회복하려는 이번 조사가 혈세를 눈먼 돈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경종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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