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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n쉼]문화경제 시대의 도시 경쟁력

 

프랑스 경제사회학자 ‘기 소르망’은 “문화 없인 훌륭한 국가도 발전도 불가하다는 것을 되새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는 문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효과가 지대하다는 뜻이다. 국가이미지를 변화시키는 것이 이제는 대량생산을 통한 무역 경쟁이 아니라 예술창작가들이며 이들은 그 어떤 국가의 지도자보다 훌륭하게 한 국가의 대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소르망이 말한 것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것이 ‘한류 열풍’이다. 중국 심양의 서탑가, 북경, 상해, 대련의 중심가에서는 점포마다 울려 퍼지는 우리나라 대중가수들의 위력을 새삼 느낄 수 있다. 일본에서 2004년부터 ‘겨울연가’로 일기 시작한 한류 열풍은 드라마를 비롯해 영화는 물론 심지어 대형서점에 한류스타 코너가 별도로 운영될 정도로 상상 이상의 열풍을 가져 왔다. 도쿄나 오사카의 코리아타운은 현재 어려운 한일관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일본의 젊은이들에게는 ‘한류 문화’의 성지가 되고 있다. 제3차 한류 붐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은 정치적 파급효과가 약한 10대가 중심이다. 그만큼 정치적 영향을 덜 받는 것이다. 국가의 ‘문화 자본’을 바탕으로 하는 ‘문화상품’의 위력은 이렇게 지속적일 수 있는 것이다.

경제학에서는 문화예술 활동을 소비로 보는 경향이 일반적이지만 제대로 정착됐을 경우의 막대한 파급력은 과거의 부산에서의 성공적인 문화경제의 정책 사례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부산의 이미지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은 부산국제영화제였다. 지난 1996년 첫 개최 이후 ‘아시아 영상산업의 도시’로서의 이미지로 정착시킨 대형 이벤트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부산시의 경제기반이 됐던 신발, 조선, 섬유 등 수출 주도형 경공업이 1970년대 후반부터 하락의 길을 걸으며 지역경제 침체 현상이 계속되고 있을 때 21세기 고부가가치 전략산업으로 영상산업을 주력정책으로 여기던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영상이라는 미디어산업 육성정책과 연계산업으로 관광산업정책의 촉진을 이뤘다. 바로 문화경제와 연계해 지역의 활성화를 주도한 것이다.

부산시는 부산을 ‘아시아영화의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비전 아래 추진됐다. 그리고 이후 앞으로 영화 산업 인프라들이 부산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제 발전에 모든 힘을 모았던 시대에서 문화와 경제의 동반 발전을 위해 그 사회적인 공감대를 만들어냈던 것은, 우리에게는 1990년대 중반부터였다고 기억된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그리고, 1993년 대전 엑스포 개최에 따른 대형 문화 이벤트 개최의 영향이었다. 아시아권에서 일본이 도쿄올림픽, 오사카박람회, 중국이 베이징올림픽과 상하이박람회 이후 경제 발전의 계기와 함께 문화 성숙을 위한 기반 시설과 문화 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위해 정책과 제도가 만들어져 문화 콘텐츠 발전의 계기가 만들어졌다.

시간 절약에 대한 강박관념과 그로 인해 수익을 올리던 시간 예속의 경제에서 조금은 적게 일하고 더 많은 시간의 여가를 누리는 생활방식으로 문화의 소비로 연계된다는 것이 오늘의 문화경제의 개념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은 가치가 있는 인생을 선택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해질 것이다.

문화경제의 참여자는 노동경제의 참여자가 매우 다른 의미에서 선택의 기준을 찾는다. 인터넷 정보가 넘쳐나는 현대인들은 넓은 선택과 충분한 정보검색 시간을 갖고 철저한 검증단계를 거친 후에야 문화상품을 고른다는 것이다. 관심이 가는 문화 콘텐츠가 개입할수록 소비자들의 선택도 수월하다. 지금 지역의 정체성과 연관된 지역 콘텐츠를 통한 여가를 유도하고 그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지역경제 활성화의 사례들이 늘고 있다.

영국의 경제학자이자 철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어느 때 더는 경제성장을 할 수 없는 시대에 억지로 경제를 키우려 하기보다는 문화를 가꾸고 역사를 연구하면서 인류는 진화될 것”이라고 한 예언은 앞으로 우리에게도 도래할 문화경제 시대의 거대한 시간 소비자를 지칭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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