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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백골시신, 살해당한 한 1년만에 풀었다

경찰, 살인 용의자 3명 체포

6월 오산야산서 발견 충치 단서뿐
경찰, 44명 전담팀 꾸려 수사
지난달 말 피해자 신원 밝혀내

가출팸 생활당시 알게된 형들이
“자신들 범죄 불었다” 보복범행


지난 6월 오산의 한 야산에서 발견된 백골 상태의 시신은 지난해 사망할 당시 17세의 남자 가출청소년으로 이른바 ‘가출팸’(가출+패밀리)에서 생활하다 살해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살인과 사체은닉 등 혐의로 A(22)씨와 동갑내기 2명 등 3명을 체포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 등은 가출팸에서 함께 생활하던 B(당시 17)군이 자신들의 다른 범죄에 관해 경찰에 진술하는 바람에 처벌받게 될 처지에 놓이자 앙심을 품고 B군을 지난해 9월 8일 오산 내삼미동의 한 공장으로 불러내 오후 7시 48분에서 오후 9시 14분 사이 목 졸라 기절시키고 집단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대포통장을 수집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 팔아넘기는 일에 가출청소년들을 이용해온 것으로 파악됐으며, 지난해 6월 미성년자 약취 유인 혐의에 따른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자신들의 지시로 한 일이라는 사실을 B군이 경찰에 알리자 살해하기로 계획하고 실행에 옮긴 것으로 조사됐다.

B군의 시신은 지난 6월 6일 이 야산에 있는 한 묘지의 주인이 우연히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시신이 나체 상태인 데다가 얕게 묻힌 점 등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광수대를 중심으로 한 44명의 전담팀을 꾸려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시신이 백골 상태로 발견돼 신원에 대한 단서라고는 고도의 충치가 있는 15∼17세 남성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밖에 없어 수사의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지난달 말 SNS에서 시신 발견 현장에서 나온 반지, 귀걸이 등과 같은 액세서리를 착용한 B군의 사진을 확인, B군의 가족 DNA와 시신에서 나온 DNA를 대조해 신원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수사는 이후 급물살을 탔고 경찰은 B군이 사망 당시 A씨 등이 꾸린 가출팸에서 생활한 사실을 파악했다.

A씨 등 차량의 트렁크에서 B군의 DNA가 나오고 A씨 등이 삽과 장갑 등을 범행 전 구매한 사실까지 확인됐다.

A씨와 다른 1명은 별개의 범죄로 각각 구치소, 교도소에 수감 중인 상태에서, 나머지 1명은 군 복무 중 체포됐다.

이들은 경찰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또 A씨 등의 지시를 받고 B군을 오산 공장으로 유인한 C(18) 양 등 2명을 미성년자 유인 등 혐의로 입건했다.

B군은 보복이 두려워 가출팸에서 나와 가출청소년 보호시설 등에서 생활하다가 C양으로부터 “문신을 해주겠다”라는 연락을 받고 오산 공장으로 갔다가 변을 당했다.

경기남부청 윤세진 광수대장은 “A씨 등으로부터 압수한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등 보강수사를 거쳐 사건을 검찰에 넘길 것”이라며 “사건 발생 1년 가까이 지났지만, 잘못을 저지른 피의자들을 찾아 망자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줄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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