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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감귤의 성가(聲歌)가 나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인 이유는 농산물시장이 개방되면서 같은 감귤과의 오렌지가 쏟아져 들어온 영향이 크다. 페르시아어로 ‘나랑’, 아랍어로 ‘나란지’라고 부르는 오렌지는 인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는데 십자군 원정을 통해 유럽에 전해졌다고 한다.
유럽에서 오렌지는 풍요와 사랑을 상징한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제우스 신이 헤라 여신과 결혼할 때 오렌지를 선물했다고 해서 유럽에서는 신부 머리를 오렌지 꽃으로 장식하는 풍습이 생겨났다고 한다. 오렌지는 비타민C가 많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원양 어선을 타는 선원이나 군함에서 해상 생활을 하는 해군에게 위협을 주는 것이 괴혈병이다. 이 병은 체내의 비타민C가 감소하면서 끝내는 목숨까지 앗아가는 무서운 병인데 1747년 영국의 의사 제임스 린드가 괴혈병에 걸린 해군 병사들에게 오렌지를 먹여 병을 호전시킨 일이 있었다. 이후 영국 해군은 공식적으로 오렌지 쥬스를 장병에게 공급하고 있다.
아무려나 수입 오렌지 때문에 우리나라 감귤이 설 자리를 잃게 된 것은 안타깝다. 맛과 영양에 있어서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감귤을 마다하고 오렌지를 선호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다. 조선시대 때만해도 감귤은 귀한 과일 가운데 하나였다. 감귤나무에 열매가 맺으면 관아에서 향리(鄕吏)가 나와 열매 마다 꼬리표를 달아 놓고, 수확 때 단 한개라도 모자르면 엄벌을 가했다니 얼마나 귀한 대접을 받았는지 알만하다.
우리는 말끝마다 신토불이(身土不二)를 말한다. 시장 개방으로 외국 농산물이 들어오는 것이야 어쩔 수 없지만 우리 것을 무턱대고 외면하는 것은 삼가할 일이다.
이창식/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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