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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수원청소년의회의 성숙한 일제 단죄(斷罪)

경기도 청소년의 눈에도 일본 전범기업은 여전히 ‘악(惡)’으로 평가됐다. 수원청소년의회학교는 24일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13회 정례회의에서 재석의원 53명 가운데 찬성 41명, 반대 5명, 기권 7명으로 ‘경기도교육청 일본 전범기업 기억에 관한 조례안’을 가결시켰다. 이들은 자유토론 등 의회진행에서 어른들보다 훨씬 성숙한 토론 문화를 보였다. 청소년이 어른들의 스승이고 교과서였다.

이날 청소년의회는 지방의회와 같은 형식으로 진행했다. 먼저 청소년 의원 4명이 5분 자유발언을 했고, 안건 표결에 앞서 상호토론을 통해 서로의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가졌다. 또 안건 심의 후에는 실행방안에 대한 토의도 펼쳤다. 5분 자유발언에서는 ▲노동자의 노동권 보장 ▲역사교육 강화방안 ▲현실을 외면한 공교육 등 청소년 시각에서 본 우리 사회의 모순을 여과 없이 표출했다. 특히 송채연 학생은 학교의 모순된 현실을 눈물로 호소해 눈길을 끌었다. 그녀는 “학교와 교육당국이 학생의 입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평가의 대상으로서만 학생들에게 과중하게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며 “이것이 오히려 창의성을 말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조례안 심의에 앞서 열린 상호토론은 진지했으며 치열했다. 찬성과 반대측 의원 각 3명씩 토론에 나섰다. 찬성측의 의견은 “일본 전범기업 제품에 인식표를 부착하게 되면 우리나라 국민들과 외국인들에게 제대로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 현재 교과서조차 다루고 있지 않은 전범기업에 대해 제대로 된 이해할 수 있어 다시는 비뚤어진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반대측은 “일본 전범기업 제품에 인식표를 붙인다고 해서 목적을 달성한다고 볼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우리 보다 강대국인 일본의 경제보복을 심화하는데 이용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토론 후 충분한 논의를 마친 청소년들은 실제 조례안에 대해 가결시켰다.

조례안 심의 후 열린 창의적 토론 결과 구체적인 주요 실행방안은 이렇다. ▲학교 역사교육과정 재편성으로 근현대사에 대한 교육 강화 ▲전범기업에 대한 내용 강화 ▲교내 백일장과 그림 그리기 대회 등 행사 개최 ▲아베총리 모양의 QR코드 통해 전범기업 기억하기 ▲전범기업에 대한 정보를 개인 SNS 사이트에 링크 올리기 캠페인 ▲청소년들의 전범기업 UCC 대회 개최 등이다. 이 얼마나 참신한 생각들인가.

머리 굳은 경기도의회는 ‘언감생심(焉敢生心)’이다. 어른들이여, 보고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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