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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천년송 바람소리

 

 

 

천년송 바람소리

                                 /김종빈



와운마을 언덕빼기 한아씨와 할매 낭구



찡하고 짠한 맘 솔바람으로 울어내며



하세월 지켜 본 천년 못 볼 꼴 많았겠다



목숨이나 부지하려 숨어든 것도 죄일까



아랫마을 무지랭이 빨치산이 뭐다냐며



파르르 거꾸러지던 핏빛, 외마디 비명



지아비 뼈를 묻고 쫓겨나듯 내려간 산



곱게 물든 뜬구름이 밀고 온 진양조로



노부부 양팔에 안겨 토해내는 진혼곡이다.

 

 

나이 사십이면 유혹에 지지 않고 불혹(不惑), 오십이면 하늘의 뜻을 알며 지천명(知天命), 육십이면 모든 것이 순리대로 들린다는 이순( 耳順). 공자님의 말씀인데 오늘날 우리들의 삶에는 더 이상 이해 적용이 어려워 보인다. 세상의 순리를 듣는 耳順, 또한 하늘의 뜻을 새기는 일이기도 하다知天命, 나아가 일상의 불협화음을 보상받고 미혹됨이 없이 不惑, 담담하게 늙어가는 일, 비로소 어른이 되어간다고 한다. 시인이 말하는 것처럼 어떤 서러움이 깊게 그을린 진혼곡 같다. 나열, 중첨, 부연시키는 엮음의 표현형태로 시적인 이미지를 구체화시켜 어떤 토속적인 정취와 사람들의 상황들이 잘 읽혀진다. 전설로 전언에 오는 연가로 읽어나가야 할까. 뜬금없이 우리가 살아가는 행복이란 상태는 어떠한 것일까 일시적인 감정일수도 있고, 균형과 정의에 의한 수렴이 될 수도 있다. 우리의 내일은 오늘보다 더 기억하고 싶은 하루로 남았으면 좋겠다./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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