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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부부갈등 해결의 틀(grid)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갈등은 부부 관계를 좋게 만들 기회이다. 부부 갈등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부부 관계는 좋아지기도 하고 아포리아(난관)에 빠지기도 한다. 부부 갈등은 돈, 성(性), 생활 방식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지만, 해결이 어려운 이유는 동일하다. 바로 배우자의 변화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과연 배우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변할까?

사람은 타인에 의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대상은 오직 나 자신뿐이다. 만약 부부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배우자의 변화를 기대한다면 아포리아(난관)에 빠지게 된다. ‘현재 나는 이 갈등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부부 갈등 해결은 자신이 문제에 기여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자문하고 자신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시작될 때 갈등 해결도 시작된다.

우리가 점검해야 하는 것은 자신이 생각하는 문제점, 자신의 대화 방식, 나의 핵심 신념이 갈등을 해석하는 방식 등이다. 미네소타주립대학의 데이비드 올슨 박사(David Olsen Ph. D)는 부부 갈등 해결 틀(grid)을 통해 부부 갈등을 대하는 태도를 점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먼저,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인식해야 한다. 많은 부부가 갈등의 원인을 놓치거나 서로 다른 이유로 다툼을 한다. 배우자의 늦은 귀가로 다툼이 시작되었지만 말투, 과거 잘못 등으로 다투는 이유가 달라진다. 결국, 왜 싸우는지도 잊어버린 채 다툼을 이어간다. 배우자가 원하는 것은 무시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만 강요하면 갈등은 해결될 수 없다. 감정만 상할 뿐이다. 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것을 이야기할 때 갈등 해결이 시작된다.

두 번째, 상호작용 방식을 점검해야 한다. 여러분은 갈등이 발생하면 자신에게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반응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목소리가 커지거나 작아질 수도 있다. 행동이 커지거나 위협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고, 비웃거나 무시하는 표정을 지을 수도 있다. 또한 상대를 인신공격하거나 원가족, 친구 등을 함께 공격할 수도 있다.

부부 사이에서 일어나는 상호작용은 다양한 방식으로 배우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문제는 그 방식이 배우자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의 상호작용 방식이 배우자를 자극하고 있는지 점검하고 만약 부정적인 자극이 발생하고 있다고 판단되면 그것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야 갈등이 해결된다.

세 번째, 갈등을 바라보는 자신의 핵심 신념 점검이 필요하다. 부부는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남편, 아내의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갈등은 서로 다른 신념이 부딪힐 때 발생한다.

“아침 식사는 반드시 해야 한다”, “인생은 짧으니 현재를 즐겨야 한다”, “남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경제적인 부분을 해결하는 것이다” 등 사람마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신념은 다르다. 현재 부부 갈등을 대하는 나의 신념이 과연 합리적인지 생각해보자. 나의 신념이 배우자가 받아들이기 힘들수록 해결하기 어려운 갈등이 발생한다. 배우자의 신념이 옳은지 그른지 따지기 전에 갈등을 바라보고 해석하고 있는 내 신념의 합리성을 점검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부부 갈등 해결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원가족이 나에게 미친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 부모님이 서로를 대하는 모습, 어린 시절 원가족 내에서 자신의 역할 등 핵심 신념은 원가족의 영향을 받으며 만들어진다. 원가족으로부터 물려받거나 벗어나야 하는 낡은 신념이 무엇인지 점검하고 배우자와 함께 새로운 신념을 세우는 과정이 행복한 부부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변화 가능한 것은 부부의 상호작용이다. 부부 관계의 변화는 사람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대하는 방식이 변화한다는 의미이다. 나의 상호작용 방식이 달라지면 배우자를 대하는 태도가 변하고 배우자의 상호작용 방식의 변화를 가져온다.

배우자를 변화시키려는 비합리적인 목표보다 나를 변화시키려는 합리적인 목표가 행복한 부부 관계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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