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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시산책]어머니 설법

 

 

 

어머니 설법

                             /하순희



내 몸에 상처진 것들 뜨락에 꽃으로 핀다

발목 걸고 넘어지던 무수한 일들도

생명을 실어나르는 나뭇가지 물관이 되어



“한세상 살다보믄 상처도 꽃인기라

이 앙다물고 견뎌내몬 다 지나가는기라

세상일 어려븐 것이 니 꽃피게 하는기라



그라모 니도 모르게 다아 나사서

더께져 아물어진 헌디가 보일기다

마당가 매화꽃처럼 웃을 날이 있을기다”

 

 

시인은 시조문학, 경남신문, 서울신문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시조집 ‘별 하나를 기다리며’, ‘적멸을 꿈꾸며’, 동시조집 ‘잘한다 잘한다 정말’ 작품집을 상재했으며, 중앙시조상, 경남시조문학상, 성파시조문학상, 마산시문화상, 현대불교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조전문지 ‘화중련’ 편집장을 맡고 있다. 시 어머니 설법을 읽다보니 상처라는 의미어가 밀려든다. 시인의 특이한 어법과 시어의 힘에서 오는 시적화자의 전개방식도 남달라서 몇 번을 탐독했다. 시적인 운치가 듬뿍 담긴 아름다운 시조의 열창에 사람들의 세상 속으로 깊게 끌려가는 맛도 그러거니와 사람의 근원적인 정서를 새겨보게 하는 시다. 연쇄식 변화반복으로 시의 의미와 소리가 유기적인 조화로 시적인 언술구조를 지닌 리듬의 엮음의 형태로 실감나게 들어온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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