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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집배원 죽음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또 우체국 집배원이 숨졌다. 26일 오전 9시 쯤 가평우체국 소속 상시계약직 집배원 A씨가 가평군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본보(28일자 19면)에 따르면 A씨가 아침에 출근하지 않고 연락도 되지 않자 동료가 119에 신고, 사망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심장 비대에 의해 전날 밤 갑자기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노조는 A씨의 죽음을 격무로 인한 과로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도 과로사 의혹을 조사 중이다.

노조가 과로사라고 주장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가평우체국 소속 집배원들의 죽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12월 31일 가평우체국 집배원 B씨는 연말 폭주한 배달 물량을 소화하느라 다세대 주택 계단을 뛰어 오르다 숨진 채 발견됐다. 과로사였다. 2017년 6월 8일에도 같은 우체국 소속 집배원 C씨가 사망했다. C씨는 가평 우체국에서 쓰러져 뇌출혈로 사망했는데 사망 전날 늦게까지 비를 맞으며 일했고 사망 당일에는 오전 6시에 출근해 업무를 준비했다고 한다. 당시 6개월이 채 되지 않는 기간에 두 명이나 연이어 사망하자 동료들은 인력부족과 장시간 노동이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이번에 또 다시 집배원이 사망한 것이다.

가평우체국의 경우 관할 구역이 넓은데다 산간 오지가 많다. 따라서 다른 관할 우체국 집배원들보다 오토바이 운행 거리가 길어 사고위험성이 높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오랜 시간 길에서 보내야 하기에 피로가 가중된다. 안양에서는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일도 벌어졌다. 2017년 7월 6일 집배원 D씨가 안양우체국 앞에서 장시간·중노동과 주먹구구식 배달구역 변경 등에 항의하며 스스로 몸에 불을 질렀다. 21년차 집배원이었던 그는 끝내 사망했다.

지난 2017년 최명길 의원(국민의 당)은 "우체국은 최악의 살인 공공기관"이자 “죽음의 직장”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말은 맞다. 가평우체국 A씨를 포함, 올해 현재까지 무려 10명이나 사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집배원 25명이 숨졌다. 최근 5년간 과로사, 과로자살, 교통사고 등으로 사망한 집배원은 무려 100명이 넘는다. 집배원 근무환경 위험지수는 1.62나 된다. 극한직업이라고 불리는 소방관 위험지수(1.08)보다 훨씬 높다. 이처럼 많은 사망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열악한 근로환경 때문이다. 잇따르는 집배원들의 죽음을 언제까지 두고만 볼 것인가? 처우개선과 근로시간 축소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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