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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AI와 인간, 누가 노예가 될까

 

 

 

지금 우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가? 아직은 아니다. 누구나 그것을 예견하고 준비하고 있을 뿐이다. 언제 본격적으로 시작될지도 알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2016년 다보스 포럼에서 언급되면서 널리 쓰이게 되었다. 3차 산업혁명을 컴퓨터와 인터넷을 통한 자동화·정보화라고 한다면, 지금이 그 때다. 현재를 4차 산업혁명시대라고 부를 특징은 아직 현실화되지 않았다. 스스로 시대구분을 하면 오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에서 스스로 숫자를 붙이기 시작해서 지금 우리가 6공화국인지, 개헌을 하면 6공2기인지 7공화국인지 헷갈리게 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일반적으로 4차 산업혁명의 특징은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그리고 융합이라고 한다. 사람들은 AI를 주로 떠올리지만 더 중요한 특징은 ‘융합’이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출현해 자동차산업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AI와 공유경제가 결합된 새로운 산업이 되는 것이다.

사물인터넷의 발달로 전통 농업은 스마트농업으로 변신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4차 산업혁명을 이루려면 우리의 의식구조와 사회시스템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AI가 발달하면 그동안 인간들이 판단하고 결정하던 것들의 상당 부분을 AI가 대신하게 된다. 주식투자가 그렇고, 의사의 진단과 처방도 그렇다. 전쟁도 기계가 대신한다. 심지어 문학과 음악 등의 예술분야도 그럴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 사회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세계가 될 것이다. 그래서 혁명이다.



- ‘AI’와 ‘융합’은 ‘합리적·포용적 사고’로 표현될 수 있어

그런데 AI가 모든 생산을 자율적으로 하게 되면 인간의 간여는 최소화된다. 심지어 내가 좋아하는 것도, 즉흥적인 내 의지가 아니라 나를 오랫동안 관찰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온 AI의 결정에 따르게 될 것이다. 결국 인간이 아니라 AI로봇이 세상을 지배하게 된다. 이렇게 인간이 로봇의 지배를 받는 세상은 영화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서 그린 미래다.

한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호모 데우스’에서 우리의 미래는 인간이 AI로봇을 통해 의식주와 생명까지도 통제하는 신과 같은 존재가 되지만, 그 AI를 설계하고 움직이는 초인류와 보통 인류로 나누어질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계층 간의 격차 정도가 아니라 전혀 다른 두 인류가 공존하는 세상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런 미래의 모습을 부인할 자신도 없다. 그렇다면 그 원인과 대처방안을 고민해 보아야 한다. ‘AI’와 ‘융합’은 우리 사고와 사회시스템으로 말하자면 ‘합리적 사고’와 ‘포용적 사고’로 바꿔 표현할 수 있다. 우리가 합리적 사고를 못하고 이성보다는 감정적인 판단을 하게 되면 결정권을 AI에 넘길 가능성이 점점 커진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무시하고 균형 잡힌 사고를 못하면, 냉정하고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AI에게 무시당하거나 지배당하게 될 것이다.



- 기술개발과 더불어 의식구조와 사회시스템도 갖추고 준비해야

요즘 우리 사회의 갈등요소라 볼 만한 조국 법무부장관 문제, 자율형사립고 문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바이오로직스 문제 등을 보면 전 정부와 현 정부의 판단기준이 달라 보인다. 현 정부는 지난 정부를 적폐라 부르고 청산의 대상으로 보았다. 그런데 정도 차이가 있더라도 같은 적폐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람은 바뀌었지만 시스템은 여전해 보인다. 상대방에게 엄격하고 자신에게 유연한 모습이 똑같다. 속단은 이르지만 결국 ‘불통정권’이란 말을 듣게 되는 과정을 똑같이 밟아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흐르면 현 정부는 지난 정부의 데자뷔(deja vu, 旣視感)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겠다. 사람이 아니라 법과 원칙이 통용되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가 좋은 사회다. 담당자와 상대방에 따라 법이 달라진다면 선진국일 수 없다. 진영논리만 존재하고 합리적·포용적 사고가 없는 우리 사회가 계속된다면 우리는 언제까지나 개발도상국이고 4차 산업혁명을 구경하는 나라에 머물 수밖에 없다. 기술개발 뿐 아니라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는 법과 제도, 사회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시대의 낙오자가 될 것이다. 유발 하라리 식으로 AI로봇을 통해 세상을 움직이는 소수에게 복종하는 노예와 같은 삶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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