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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문화유산·사건… 경기도 정체성 오롯이 담았다

경기학연구센터 ‘경기도 역사여행’

수도권·서울 주변부로만 인식되고 있는 경기도
청소년 대상 지역사 탐구 교재 3권 발간 ‘눈길’
2016년부터 중학교 자유학년제 교재로 사용

 

 

 

저출산 및 고령화 등으로 각 지역은 도시 환경의 노후화 등 여러 사회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위기는 도시 쇠퇴 및 축소에서 나아가 ‘지방 소멸’을 초래하며,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정체성과 자산의 소실로 이어지고 있다.

한편 경기도의 경우엔 지난 1989년부터 전국 광역 시·도 중에서 순유입인구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지역의 쇠퇴와 축소로 해당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이 사라지는 것과는 별개로 또 다른 문제를 낳는다.

경기도의 정체성, 즉 그 고유성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 어렵게 된다는 점이다.

 

 

 

 

수원시에서 20여 년째 거주하고 있는 김모(27)씨는 “출신 지역에 대해 얘기하면 ‘경기도’가 아니라 ‘수도권’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게 된다”고 얘기한다.

실제로 최근 경기연구원의 한 조사에 따르면 ‘경기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로 응답자 과반이 ‘수도권·서울 근교’로 답했다.

경기도민들에게 경기도는 지역 고유의 ‘문화’가 가지는 의미와 특색이 정립되지 않은 채, 그저 서울의 주변부로만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경기문화재단 경기학연구센터(이하 센터)가 경기도의 역사성과 문화적 특징을 간추려 도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발간한 지역 역사 탐구 교재가 있어 이목을 끈다.

 

 

 

 

지난 2016년부터 도내에 원하는 학교에 한정해 중학교 자유학년제 교재로 사용하고 있는 ‘경기도 역사여행’이 그것이다.

‘경기도 역사여행’은 앞서 발간된 인물 편을 시작으로 문화유산 편과 지난달에 배부한 사건 편을 끝으로 총 3권이다.

이는 공교육과정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지역학, 또는 지역사에 대해 가르친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현재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학 진흥을 위해 역사와 문화 등에 관한 간행물 발간과 평생학습관 등을 통한 강좌 형식의 프로그램을 시행하고는 있지만, 초·중학교에서 지역사 수업을 위해 교재를 발간하고 있는 곳은 없기 때문이다.

 

 

 

 

센터가 경기도교육청과 연계해 중학교 1학년 대상 자유학년제 교재로 발간하고 있는 ‘경기도 역사여행’은 외지인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는 경기도의 특성을 고려해, 청소년들에게 경기지역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이해하고 탐구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자기 자신의 발견을 목표로 한다.

사실 경기도는 예부터 우리 민족의 역사와 문화가 구심력 있고 통일적 모습을 갖추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특히 고려시대 이후 서울을 보위하는 기능 뿐 만 아니라 각 지방의 문물이 모여들어 융합돼 가는 이른바 ‘문화적 통합처’의 역할을 담당해 온 것이다.

그 과정에는 ‘정도전’과 ‘최익현’, ‘나혜석’ 등이 존재하고 ‘옹기와 백자’과 ‘삼국 시대 때의 성곽’, ‘개성 역사지구’와 다사다난했던 사건들이 있었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지역사는 현재 중앙사 중심적인 교육의 공백을 메우는 동시에 학습자들로 하여금 친근한 접근을 유도한다. ‘내’가 나고 자라 밟고 있으면서 살고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역사의 교육은 궁극적으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에 대해 인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지역사회를 이해한다는 것은 단순히 그 지역사회가 지금까지 무엇을 이루었고, 또 무슨 과제를 안고 있는지 아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자신이 그 지역사회의 일원이라는 점을 자각하면서,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며 자신의 역할을 깨닫고 실천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교재의 집필을 맡은 남창초등학교 김봉수 교사는 “경기도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경기도민이라는 인식이 굉장히 부족하다”며 “현재 초등학교에서도 역사를 배울 때 지역사가 아닌 중앙사를 가지고 배우는데,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결국 내가 소외 된다”고 말한다.

 

 

 

 

또 교재의 집필자이자 직접 수업시간에 교재를 활용하고 있는 원일중학교 신광일 교사는 “지역 관련 내용이기에 교사입장에서 아이들에게 다양한 접근을 유도할 수 있다”면서 “기존의 교과서와 달리 ‘경기도 역사여행’은 삽화 등으로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흥미 있게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얘기한다.

이처럼 ‘경기도 역사여행’은 경기도의 인물과 문화유산 뿐만 아니라 사건을 통해 경기도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동시에, 그 과정에서 청소년들에게 자신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전달하고 있다.

이지훈 센터장은 “경기도 역사여행은 경기 지역사를 공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지역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 한다”고 전했다./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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