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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엿’ 먹어라?

욕의 의미가 담긴 ‘엿 먹어라’는 언제 등장한 말일까? 1964년 12월7일에 시행 된 전기 중학입시 에서 비롯 됐다는 것이 정설처럼 돼 있다. 당시 자연과목 18번 문제가 ‘엿기름 대신 넣어서 엿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문제였다. 이에 대해 출제측은 디아스타제를 정답으로 했다. 하지만 보기 중에 ‘무즙’도 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무즙에도 디아스타제가 들어 있고, 무즙으로도 엿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항의가 일어났다. 결국 무즙을 답으로 써서 낙방한 학생의 학부모들은 이 문제를 법원에 제소했고 항의가 제대로 받아들여지지 않자 무즙으로 엿을 만들어 대입과 관련된 모든 기관에 찾아가서 엿을 들이 밀었다. 그런 와중에 한 학보모가 교육감에게 “엿 먹어라”며 던졌다는 말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다가 끝내 공개적인 비속어로 남게 되었다는 것. 엿 파동은 6개월이 지나 무즙을 답으로 써서 떨어진 학생 38명을 구제하고, 교욱감과 문교차관이 물러나며 일단락 됐다.

물론 이것이 진짜 유래인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도 많다. 실제로 무즙 파동 훨씬 이전인 1905년 대한매일신보나 1929년 동아일보 등에서 ’엿먹이다’, ‘엿이나 먹어라’는 문장이 사용된것에서도 알수 있듯 오래전 부터 상대가 가당치 않은 말을 할때 자주 인용 해서다. 이렇듯 원래의 ‘엿 먹어라’ 뜻도 ‘혼 좀 나봐라, 고생 좀 해 봐라’였다. 즉, 남을 골려 주거나, 속여서 골탕을 먹일 때 사용하는 말이었다. 이유는, 엿을 가득 입에 물면 달라붙어서 한동안 다른 말을 못하기 때문이라나.

엿 자체에는 전혀 욕설의 의미가 없으나, 엿먹어라의 뜻이 상대를 골리고 악의적인 의도로 하는 말이라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분명하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 집무실에 엿 소포 50여개가 배달됐다고 한다. ‘엿 많이 드시고 건강하세요’ 라는 메시지와 함께. 그런가 하면 법무부 장관 후보자 사무실엔 연일 꽃다발과 꽃바구니 배달이 줄을 잇는다고 한다. 의미에 있어서 ‘극과 극’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작금의 정세를 국민들은 과연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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