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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이 떨어지면 상상속 놀이터로

 

 

 

먹구름이 몰려오자 놀이터는 적막해진다.

이내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하지만, 놀이터는 또 다른 세상으로 변하게 된다.

“와, 우리 놀이터다!”라고 외치며 기다렸다는 듯 신나게 뛰어내리는 소나기 빗방울들.

이파리 위에서, 모래밭에서, 거미줄에서 또 놀이 기구에서 마음껏 뛰고 구르고 튕기고 미끄러지는 빗방울들의 활달한 모습이 생기 있게 펼쳐진다.

따스한 시선과 순정한 마음이 돋보이는 서정시를 써 내는 시인 박성우와 개성 있는 스타일로 주목받는 일러스트레이터 황로우가 만나, 소나기 내리는 정경을 청량하게 그려 낸 그림책 ‘소나기 놀이터’가 출간됐다.

작품은 ‘아홉 살 사전’ 시리즈를 통해 어린이들의 일상과 감정을 세심하게 톺아보며 독자들의 열렬한 공감을 산 박성우 시인이 글을 썼다.

그는 텅 빈 놀이터를 가득 채우는 빗소리를 특유의 반짝이는 감수성으로 포착해 간결하고 리듬감 있게 표현했다.

소나기 빗방울들은 놀이터 모래밭에 뛰어내려 모래알을 ‘툭 / 투둑 던졌다 받’으며 ‘공기놀이를’ 한다.

그다음엔 ‘잠자던 풀씨를 흔들어 깨우고’ 더위에 지쳐 늘어져 있던 ‘나팔꽃 줄기 어깨를 펴 주고’ 봉오리였던 ‘참나리 겨드랑이를 간질여 꽃을 피’운다.

열매들은 소나기 덕분에 먼지를 씻어 내고 ‘똥글똥글 말똥말똥 파랗게’ 빛이 난다.

비를 맞고 싱그러워진 풀꽃과 열매의 모습, 물기를 머금은 공기와 흙의 냄새가 선명하게 전해진다.

또 소나기 빗방울들이 거미줄에 매달려 ‘둥당둥당’, ‘디리리링’, ‘찌잉찌잉’ 악기를 연주하는 장면은 거미줄에 투명하게 매달린 빗방울들과 맑게 울리는 빗소리를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

다양한 의성 의태어, 쉽고 친근한 입말로 여러 가지 감각을 생생하게 일깨우는 그림책이다.

또한 출판, 음반, 공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며 개성 있는 스타일로 각광받는 일러스트레이터 황로우는 작품을 통해 한적한 동네 놀이터에 소나기가 내리는 풍경을 유려하게 담아 냈다.

빗줄기가 세차게 내리는 듯 하면서 한편으로 정지해 있는 것과 같은 독특한 분위기의 묘사는 비 오는 날에만 열리는 상상의 세계를 더욱 신비롭게 만든다.

빗방울에 부딪쳐 튀어 오르며 즐거워하는 모래알, 비를 맞아 울상인 먼지, 서둘러 집 문을 닫으러 가는 개미, 모처럼 여유를 부리는 이끼와 달팽이 등 놀이터 구석구석에서 저마다의 모습으로 비를 맞는 모습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작품은 어린이와 같은 모습으로 의인화된 빗방울 캐릭터가 마음껏 뛰고 구르고 미끄러지며 한바탕 노는 모습으로, 비 오는 날 밖에서 놀지 못하는 아이들의 답답한 마음을 시원하게 풀어 주며 즐거움을 전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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