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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불아여(歲不我與)라 했던가. 시간이 덧없이 지나가 나를 기다리지 않는 것 처럼 어느덧 추석이 목전이다. 이맘 때면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생각난다. 과거 추석 전날의 정겨운 만남도 기억나고. 송편에 대한 추억도 아련함이 더해진다.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 푸른 풋콩 말아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어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어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미당 서정주의 시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처럼.

추석 대표 음식인 송편의 원래 이름은 ‘오려송편’이다. ‘오려’란 제철보다 일찍 여무는 올벼를 뜻한다. 송편이란 이름은 떡 사이에 솔잎을 깔고 찐다는 의미로, 소나무 송(松)과 떡 병(餠)을 붙여 부르던 데서 유래했다. 송편에는 햅쌀과 솔잎 향이 함께 배어 있다. 하지만 도시의 경우 요즘은 송편을 직접 만드는 가정은 거의 없다. 음식도 마찬가지다. 1·2인 가구가 늘고 ‘명절은 쉬는 날’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생긴 변화다. 온라인쇼핑몰의 설문조사 결과 3040세대 남녀의 45%가 명절 음식으로 가정간편식을 활용한것 처럼, 예전처럼 송편 빚느라, 차례음식 준비하느라 밤잠을 설쳤다는 얘기는 먼 전설(?)이 됐다.

하지만 올 추석 에도 가족들은 한자리에 모일 것이다. 그동안 일터에서, 학교에서, 그리고 각자의 위치에서 열심히 달려온 모두가 환한 얼굴로 서로 ‘가족’이라는 존재도 확인 할것이다. 또 정성스레 차린 밥상에서도 온갖 대화가 오갈 것이다. 취직, 결혼, 노후 얘기에 이어 정치 담론까지 다양한 화제가 이어질 것이다. 어떤 이는 ‘한반도 평화’를 누구는 ‘일자리 지옥’ 문제를 얘기할 것이다. 또 침체된 경제와 과열 현상을 보인 부동산 문제도 입에 오르내릴 것이다. 그리곤 각자 삶의 현장으로 되돌아 갈것이다. 유난히 빨리 찾아온 추석, 가족들과의 만남이 미래를 위한 재 충전의 기회가 됐으면 좋으련만….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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