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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세이]근심걱정2

 

 

 

걱정을 늘 하며 사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아침에 눈만 뜨면 하늘이 무너질까, 혹시 땅이 꺼지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었다. 그러니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지인이 찾아와 그에게 물었다.

“자네 걱정이 뭣인가?”

“저 하늘이 무너지지 않을까 밥을 먹어도 밥맛이 없네”

친구가 달래었다.

“하늘은 기가 뭉친 것이니 무너질 리가 없네. 하늘은 그저 공기 덩어리니까 걱정을 놓게”

그러자 그가 또 말했다.

“땅이 꺼질까 겁이 나서 못 살겠네”

“땅이란 흙덩어릴 뿐이야. 흙덩어리가 어찌 무너진단 말인가?”

“그렇다면 저 하늘의 달과 별이 떨어질지도 모르지 않는가?”

“달과 별은 우주의 순리에 따라 돌고 도는 것이니 떨어질 리가 없지”

“난 그 말조차도 믿지를 못하겠네”

그는 끝내 걱정을 놓지 못했다. 사주팔자에 근심·걱정을 달고 나왔으니, 걱정이 없으면 걱정 없는 것이 걱정이 되어 되레 걱정을 만들며 살았다.

우리 주변엔 이렇게 유달리 걱정 속에 사는 이가 많다. 세상이 불안한 것이다. 사람은 완전한 인격체가 아닌 이상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누구나 불안을 안고 산다. 오늘, 이 순간이 안전하다 할지라도 언제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 사는 것 자체가 초조 불안 덩어리다. 생(生)은 사(死)를 모르고 사는 생을 모른다. 그러니 불안하고 초조하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인 현시대에도 가진 자는 가진 자 대로, 없는 자는 없는 대로, 걱정이고 근심이다. 지금 내 주머니에 있는 돈이 언제 어떻게 빠져나갈지 모른다. 그렇게 따지면 사는 것 자체가 걱정 아닌 것이 없다. 다 걱정이다.

그러나 세상사는 근심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근심·걱정 속에 풀리지 않는 일이 더 많으니 근심·걱정은 그림자 같다. 살아 있다는 증거다. 마구잡이로 살지 않는다는 뜻이니 적당한 근심·걱정은 장래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근심·걱정을 밥 먹듯이 하면 불안해서 어찌 살겠는가?

사람이 하는 걱정 대부분은 안 해도 될 걱정들이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이 있지 않는가? 곤경에 처했다고 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게 아니다. 죽을 죄를 짓지 않는 한 대부분의 걱정은 때가 되면 다 풀린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 걱정하지 않으려면 먼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자신을 믿지 못하면 남도 믿지 못한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니 온갖 사회악이 벌어진다. 한 마디로 이 시대는 불신시대다. 그 위에 경쟁 사회다. 그게 모두 자신감의 결여에서 온다. 먼저 나를 믿자. 그리고 상대를 믿어보자. 그러면 그대의 그 근심·걱정도 얼마간 해소될 것이다.

나 역시 근심·걱정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 가난한 내 삶이 걱정이고, 성장한 자식의 앞날이 걱정되고, 늘 근심 걱정을 안고 산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다. 의심하기 시작하면 모두가 의심이다. 그게 걱정이고 근심을 불러온다. 그 근심 덩어리가 그대 육신의 병까지 몰고 온다. 만병은 그 뿌리가 마음에 있다. 그러니 너무 초조 불안하게 살지 말자. 믿고 사는 습관을 기르면 만사형통이다. 색안경을 끼고 이웃과 세상을 의심하며 살면 근심·걱정은 결코 그대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비록 야속하다 할지라도 긍정적인 삶에서 믿고 사는 마음을 잃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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