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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열혈 팬의 축구 향한 러브 스토리

‘성남FC’로 시작된 궤적 따라
K리그 명칭·운영 방식·역사 등
광범위한 내용 효과적으로 압축
저자, 유려하고 정확하게 담아내

 

 

 

국립국어원에서 발행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야구팬’이라는 단어는 등재돼 있으나 ‘축구팬’은 등재돼 있지 않다.

또한 축구가 명실 공히 범세계적인 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K리그 팬’은 우리에게 많이 낯설다.

‘축구’를 좋아한다는 사람은 물론 국가대표 경기에 열광하고 해외축구 때문에 밤을 새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현상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그러나 최근 여느 때와는 다른 K리그 붐이 일고 있다.

이는 지난 2018년 월드컵 독일전 승리와 아시안게임남자 축구 금메달, 2019 FIFA U-20 월드컵 준우승으로 일어난 훈풍이 K리그에 와 닿은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K리그는 그전부터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축구장에서 내내 이어져 왔고,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그중 한 곳이 성남FC의 홈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이다.

‘괜찮고 괜찮을 나의 K리그’는 그곳에서부터 시작된 박태하의 K리그 ‘직관기’이면서 ‘분투기’ 또는 ‘표류기’이자 ‘위로기’와 ‘안내서’이다.

책은 리그 후반 순위가 급락해 강등에까지 이르는 시즌에서부터 경기장이 아닌 인터넷 뉴스를 통해 승격을 확인해야 했던 시즌까지 ‘성남FC’의 궤적을 따른다.

박태하 저자는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경기를 직관했다.

뿐만 아니라 저자는 은행 직원도 잘 모르는 ‘K리그 팬 사랑 적금’에 가입하고, 성남FC 인턴 사원 모집 공고에 원서를 내기도 하는, 그야말로 못 말리는 열혈 팬이다.

책은 그렇게 성남FC에서 시작한다.

국소적으로 시작하는 이 책은 축구가 가진 공간의 미학을 증명하기라도 하듯이 핀란드의 축구장과 지금은 해체된 충주험멜의 열성팬인 어르신과 K리그 각 팀 및 선수, 팬에 얽힌 크고 작은 이야기까지 책 모양의 사각형 피치에 불러 모은다.

그 모두를 감싸 안으며 극적인 골이 없더라도, 또 매일같이 이기지 않더라도 괜찮을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면 신비하게도 축구를 좋아하든 아니든 상관없이 정말로 괜찮아져 버린다.

또한 책은 K리그 팬의 열혈 스토리이자 축구와 팀을 향한 러브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K리그 입문자를 위한 맞춤형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꼭지와 꼭지 사이 빠짐없이 자리한 글은 모두 K리그를 안내하기 위해 쓰였는데, 광범위한 내용을 친절하고 효과적으로 압축한 것이다.

K리그의 명칭, 연고지와 홈구장, 운영 방식, 라이벌전, 각 구단의 역사와 상징물, 기업 구단과 시민 구단의 차이, 경기장의 좌석 운영 그리고 서포터즈 등이 그것들이다.

책은 무작정 좋아해 달라고 하는 대신, 이래서 좋아할 만하다고 조곤조곤 알려주는 저자의 유려하고 정확한 솜씨로 K리그를 더욱 괜찮아 보이게 할 것이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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