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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미제사건 268건 재수사… 개구리 소년 등 여전히 미궁

경찰이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남아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 용의자를 30여년 만에 특정한 가운데 다른 장기 미제 사건들도 해결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전국 지방경찰청 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이 수사 중인 미제 살인 사건은 총 268건으로, 17개 지방청 전담수사팀 73명이 재수사를 벌이고 있다.

지방청별로는 서울이 59건으로 가장 많고 경기남부 37건, 부산 26건, 경북 16건, 경기 북부·울산·충북 14건 등 순이다.



◇ 태완이 사건·개구리 소년 등 여전히 미궁



경찰이 풀지 못한 장기 살인 미제 사건으로는 이른바 ‘태완이 사건’이 있다.

1999년 5월 20일 대구의 한 골목길에서 여섯살 김태완 군이 괴한으로부터 황산 테러를 당해 49일간 투병 끝에 숨졌다.

이 사건은 범인을 찾지 못한 채 공소시효가 만료됐지만, 살인죄 공소시효를 폐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이른바 ‘태완이법’)의 입법 계기가 됐다.

대구 ‘개구리 소년’ 사건도 대표적 장기 미제 사건으로 꼽힌다.

개구리 소년 5명은 1991년 3월 26일 도롱뇽 알을 줍기 위해 집을 나섰다가 2002년 9월 26일 세방골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유골 감식 결과 두개골 손상 등 흔적이 확인돼 타살로 추정되지만, 이 사건 역시 2006년 공소시효가 만료된 상태다.

영화 ‘그놈 목소리’의 소재가 된 이형호(당시 9세) 유괴·살인사건, 포천 여중생 살인사건, 대전 국민은행 강도살인 사건, 강원 양구 전당포 노부부 살인 사건 등도 여전히 미궁에 빠진 대표적 사건들이다.



◇ 끈질긴 수사로 미제사건 해결 성과도



경찰은 2011년 12월 각 지방청에 미제사건 전담팀을 신설하고, 발생한 지 5년이 지난 미제 살인사건은 전담팀이 넘겨받아 수사를 이어가도록 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과 과학 수사의 발전으로 뒤늦게 사건 해결의 빛을 본 사건들도 있다.

2001년 6월 용인 ‘교수 부인 살인사건’, 2001년 2월 전남 나주 ‘드들강 여고생 성폭행 살인사건’, 2002년 4월 충남 아산 ‘갱티고개 노래방 주인 살인사건’, 서울 구로구 ‘호프집 주인 살인사건’ 등은 미제사건 전담팀이 해결한 대표적 사례다.

전담팀은 공소시효가 폐지된 미제 살인사건을 전담하고 있으며, 살인·강도·강간 등 미제 강력사건 해결에도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살인·강도·강간 등 전담팀이 해결한 미제 강력사건은 총 52건(여죄 포함 139건)에 달한다.

검거된 인원은 79명이고 이 가운데 52명이 구속됐다. 범죄 유형별로는 살인(강도살인·강간살인 포함)이 24건, 강도강간 11건, 강도 6건, 강간·추행 11건이다.

사건 해결에는 무엇보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과 진일보한 과학 수사 기법이 큰 몫을 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 체계적 증거 수집·과학수사 역량 강화 필요



전문가들은 과학 수사 역량 강화와 체계적인 증거 수집, 충분한 인력과 시간이 투입되면 미제 사건도 얼마든지 해결이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부 교수는 “무엇보다 과학수사 능력 확충이 중요하다”며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증거가치를 유지하고 있는 물적 증거를 확보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초동 수사가 중요하다고 곽 교수는 강조했다그는 “현장 과학 수사 요원들이 체계적으로 증거자료를 수집하고 관련자 진술 등 사건을 재구성할 수 있는 단서를 있는 그대로 확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수집된 정보들을 공유하고 의사소통하면서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범인을 압축하고 추적하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특정해낸 것은 인력과 자원, 시간을 충분히 투자하면 미제사건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중요한 사례”라고 말했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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