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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추억 실제형사 하승균 "공소시효만료로 처벌못해 원통"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가 확인됐다는 소식을 듣고 화가 나 잠을 설쳤습니다.”

하승균(73) 전 총경은 19일 상기된 표정으로 아직도 화성연쇄살인사건 피해자들의 이름과 그 날의 날씨를 마치 어제 일처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하 전 총장은 화성 사건 당시 경기도에서 알아주는 ‘사건통’으로 불리며 수원경찰서 형사계장으로 재직, 10여년 전 퇴직했다.

그는 2003년 개봉한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배우 송강호가 주인공 역을 맡은 박두만 형사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최근까지도 사건 제보 전화를 받았다는 그는 유력 용의자가 특정됐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날 사건 브리핑이 열리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을 직접 찾았다.

하 전 총경은 “사건 공소시효가 만료돼 진범을 잡더라도 처벌을 못 한다는 말에 화가나 잠을 제대로 못 잤다”며 “현재 다른 범죄로 수감 중인 그를 만나러 교도소 면회를 할 생각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목격자의 진술과 당시 자료가 내 머릿속에 다 있다”며 “(내가 그려온 범인이 맞는지) 직접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그간의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진범은 현재 키 168㎝ 정도에 마른 체구의 B형 50대 남성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권영호 수원남부경찰서 수사과장도 이날 밤잠을 설치긴 마찬가지였다.

1986년 12월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과 형사기동대 소속 신입으로 5∼6차 시절에 화성사건에 투입됐다.

권 과장의 아내도 전직 형사로, 범인을 유인하기 위해 한밤중 빨간색 옷을 입고 잠복수사를 벌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과장은 “용의자에 대한 여러 추측이 있었으나 당시는 지금같이 수사나 증거 분석 기법이 열악해 탐문과 잠복 수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며 “어제 소식을 접하고 밤낮으로 고생했던 당시 기억과 ‘왜 잡지 못했을까’라는 생각들이 엉켜 새벽 4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정년이 3년 가량 남았는데, 신입 때 발생한 사건이 퇴임 전 확인돼 감격스럽다”면서도 “공소시효가 끝난 사건이라 안타까운 마음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이날 개최한 브리핑에서 용의자 A(56)씨의 DNA가 화성사건 중 3차례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일치한다고 밝혔다. 3차례 사건은 5, 7, 9차 사건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9차 사건에서는 피해 여성의 속옷에서 A씨 DN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건기자 90vi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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