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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眞誠愛칼럼]태풍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

 

 

 

제 17호 태풍 ‘타파’가 북상하면서 제주와 경남, 전남 남해안 일대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항공기 여객선 결항이 속출하고 제주 산간지대에는 7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부산에선 노후주택이 붕괴돼 70대 여성이 숨지고, 울산과 대구에서도 교통사고 등으로 각각 한 명이 사망했다. 얼마 전에는 링링이 한반도를 끼고 강타해 과수농장들이 심하게 피해를 봤다. 태풍은 중심 부근 최대풍속이 17m/sec 이상의 강한 폭풍우를 동반하는 열대성저기압을 말하는데 북서태평양 필리핀 근해에서 발생하는 것을 태풍이라하고 북대서양은 허리케인, 인도양은 사이클론이라한다.

태풍 매미가 왔을 때였다. 잘 알고 있는 서양화가 한 분이 큰 피해를 당했다. 그동안 모았던 재산을 정리해 강원도 고향에 미술관을 꾸몄다. 원래의 집은 계곡 하단에 위치했는데 터가 좁아서 계곡 윗부분의 전망 좋은 곳으로 옮겨 내달아 터를 넓게 꾸미고 건물 3동을 지어 전시실을 따로 구미고 그동안 꿈꿔왔던 그림을 마음껏 그려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매미는 이 미술관을 그대로 덮쳐버렸고 그동안 팔지 않고 애지중지 모아뒀던 2천여 점의 그림이 그대로 쓸려 내려가 한 점도 쓸 수 없게 돼 버렸다.

이듬해 봄 화가는 쓸려가 버린 빈터 한 구석에 정부에서 나온 변변찮은 보조금으로 마을에서 돕겠다고 온 사람들과 농막을 짓고 꽃씨를 뿌려놓았단다. 계절이 지나 꽃이 피자 그것을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다시 겨울 날 일이 걱정이라는 얘기를 전해 듣고 그를 위한 그림 전시회를 ‘열린시학’이 있는 서울 북가좌동 갤러리에서 열었다. 다행히 거의 모든 그림이 팔려서 조금이나마 위로의 자리를 만들 수 있었다.

태풍은 순식간에 모든 것을 앗아간다. 일 년 내내 지은 농사는 물론 평생에 일구어온 모든 것을 수포로 만들기도 한다. 태풍이 지나간 후에야 사람들은 후회를 한다. 물론 태풍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을 것이다. 태풍은 적도 부근이 극지방보다 태양열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생기는 열적 불균형을 없애기 위해, 저위도 지방의 따뜻한 공기가 바다로부터 수증기를 공급받으면서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동반하며 고위도로 이동하는 기상 현상 중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태풍은 강한 바람과 많은 비를 몰고 오기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지만 아주 필요한 역할도 한다. 중요한 수자원의 공급원으로 물부족 현상을 해소하기도 하고 지구상 남북의 온도 균형을 유지시켜 주기도 한다. 해수를 뒤섞어 순환시킴으로써 플랑크톤을 분해시켜 바다 생태계를 활성화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하니 나쁘다고만 탓할 일이 아니다.

다만 우리가 명심해야할 것은 자연환경을 거스르는 것이 재해를 가져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앞서 내가 알던 지인도 나중에 집을 지으면서 전망이 좋은 곳을 깎아내어 평토작업을 했기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당초에 있는 계곡 밑의 터는 태풍의 피해가 전혀 없었다는 것이다. 고속도로나 국도변을 가다보면 심하게 난개발을 하는 곳을 많이 목도하게 된다. 생태환경을 깨끗하게 보존하는 것, 자연을 사랑하는 일은 구태어 태풍을 운운하지 않아도 너무나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제 17호 태풍 ‘타파’가 한반도를 빠져나가는 날 아침에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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