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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집중]이국종의 선처탄원서가 주는 의미

 

 

 

이국종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항소심 당선 무효형 판결과 관련해 선처를 호소하는 약 5천자 분량의 자필로 쓴 탄원서를 대법원에 제출한 것과 관련하여 네티즌의 관심이 쏠렸다. 이 교수는 왜 그랬을까?

이 교수의 입장에서 탄원서를 쓴 이유를 분석해 보면 첫째로, 이 지사를 출중한 행정가라고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말의 잔치에만 물들어 있는 정치권과 행정가들의 배반적인 행동과는 달리 생명존중을 최우선 정책순위에 포진시키고 어려운 정책적 결단과 추진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을 맡고 있던 이 교수는 2018년 10월 국정감사에 출석해 작심한 듯 고충을 토로했다. 상황실과 현장의 목소리가 다르고 한발 짝도 못나가는 현실을 브리핑하며 헬기소리 때문에 관공서 잔디밭도 제대로 착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 닥터헬기 도입은커녕 그나마 있는 헬기 이착륙도 어렵다고 했다. 이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24시간 상시운영 닥터헬기’가 경기도청 광장에서 공개됐다. 이 헬기는 2010년산으로 9년된 중고 헬리콥터인데도 그가 이렇게 감사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늘 소망했던 24시간 응급구조헬기 도입의 소망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이번 헬기의 도입으로 소방시스템과 연계해 응급중증외상환자의 구조에서 응급조치, 이송까지의 전 과정이 24시간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소음과 위험성 문제 때문에 민원과 반발이 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학교 운동장과 공공청사 등을 활용해 비상 이착륙장 1천773곳을 추가 확보해줌으로써 응급의료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관점이다.

이 교수는 “중단 없는 도정을 위한 중요한 사안에 대한 불가항력에 가까운 현실의 장애물을 뚫어내면서 도민을 넘어 대한민국 국민의 허무한 죽음들을 막아내고 있는 능력이 출중한 행정가이자 진정성 있는 조직의 수장이라고 믿는다. 국민 생명을 수호할 수많은 정책을 추진해 우리사회 발전에 밑거름이 되도록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탄원서 제출 이유를 밝혔다. 이 교수는 20년의 숙원인 ‘선진국형 중증외상환자 치료체계’ 구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정치인을 만났기 때문이다.

둘째로, 힘든 일이라도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의 중요성에 대한 관(觀)을 가졌다는 점이다. 정치인 이 지사는 분명 이 교수의 골든아워를 확보하기 위한 24시간 응급구조헬기 도입 숙원 이슈를 적극적으로 해결해 줬다. 그 이슈는 개인의 이익을 위하거나 자신만이 고귀하게 여기는 가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헬기 도입으로 예상되는 민원에 대해 “작은 민원에 흔들리지 않고 생명을 지키는 일에 더 주력해 나가겠다”는 이 지사의 진정성 있는 인간적 모습을 확실히 보았기에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에 대한 신의(信義)가 엿보인다.

지난 해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던 이 교수는 힘들어도 보람을 느끼지 않느냐는 앵커의 질문에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면서 어려운 일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만나 세속적으로 물들지 않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함께하는 동료들이 주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를 한 인터뷰를 상기해 본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힘들더라도 함께하는 동료들을 보고 나가는 거지 절대 딴 생각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면서, “사람에게 충성하지 말고 조직에 충성하라는 말이 있는 데, 나는 반대다. 사람만 보고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함께하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직이 우선이 아닌 생명존중을 최우선으로 하는 직업관을 가지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진심어린 관계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이국종 교수가 환자 진료를 위해 애쓴 이재명 도지사의 선처 탄원서에 대한 의미를 분석하면, 큰 대의를 중요하게 보는 안목과 생명존중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그의 인생철학을 느끼면서 그의 탄원은 깊은 경외감과 함께 무거운 외침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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