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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요!’ 한마디가 세상을 바꾸다

 

 

 

위인전 시리즈에서 적어도 한 번쯤은 이름을 봤을 만큼, 인류의 기나긴 역사에 굵직하고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이들이 있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영웅’이다.

영웅들은 자신의 전투에서 전부 승리를 거둔 건 아니지만, 이들 한 명 한 명은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을 올바르게 변화시키는 데 자못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그중 하나가 부당한 일 앞에서 하나같이 “아니요!”라고 당당히 외친 것이다.

‘아니요!라고 당당히 말해요’는 바로 그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책은 인간의 자유와 인권, 정의를 지키기 위해 죽음과 위협, 회유 앞에서도 무릎 굽히지 않고 당당하게 ‘아니요!’라고 외친 스물다섯 명의 위대하고 용감한 사람들을 소개한다.

이 가운데는 이름만 대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아주 유명한 사람도 있지만, 중세와 근세의 어두운 격동기를 살았던 탓에 이름보다는 업적만 기억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중 너무나 잘 알려진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지식은 바로 ‘자신이 모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제자들에게 설파한 죄로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게 된다.

그의 죽음을 안타까이 여긴 친구들이 감옥으로 찾아와 탈출을 권하지만, 소크라테스는 “설령 받아들이기 힘든 법이라 해도 그에 맞서 부당한 행동을 하는 것은 옳지 않네. 악법도 법이니까”라는 말을 남기고서 기꺼이 독약을 들이마신다.

행동과 사고가 일치해야 함을 몸소 실천해 보이면서 자신을 고발한 사람들의 ‘모순’에 “아니요!”라고 외친 것이다.

또 제2차 세계 대전이 끝난 뒤, 독일의 마우트하우젠 강제 수용소에 갇혀 있다가 풀려난 지몬 비젠탈은 원래 유명한 건축가였다.

그는 단지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수용소에 끌려가 온갖 고문과 박해를 당했다.

그러던 그는 수용소의 철책 문을 나서면서 행복한 가정으로 돌아가 건축가로 일하며 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나치에 의해 희생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나치 사냥꾼’으로 나섰다. 그리고는 나치 범죄자들에 대한 증거와 자료를 꼼꼼하게 수집한 뒤, 그들의 은신처를 찾아내 한 명 한 명 재판에 넘겼다.

안락한 삶을 추구하는 대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전쟁 범죄자들을 향해서 “아니요!”라고 외친 셈이다.

저자는 이들을 통해 “불의를 보고도 외면하는 것은 불의에 동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며 “불의에 대해서 분노할 줄 알고 저항할 수 있어야 우리 눈앞에 정의로운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라는 물음을 던지고 있다.

/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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