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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힐링 콘서트… 음악으로 소방관 심신 치유

경기도문화의전당 ‘브라보마이라이프 31’ 공연

소방관·의용소방대 대상 음악치료공연
2016년 시작… 작년 16회 공연 총 1280명 관람

지난달 의왕소방서 찾은 ‘요노컴퍼니’ 탭댄스
생소한 탭댄스 소방관 참여 유도 ‘박수갈채’
올해 20회 목표… 내년엔 다른 직업군 진행 예정

 

 

 

“모두 앞으로 와서 앉으세요. 중간에 나가시더라도 괜찮습니다.”

어색한 분위기에 관객들은 쭈뼛쭈뼛 자리에 가 앉는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이라 몸이 굳어 있기 때문인지, 혹은 공연이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그들의 움직임은 느리기만 하다.

또 다소 들뜬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이 있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낯설고 부자연스럽다.

그렇게 예정된 공연 시작 시간이 조금 지나고 무대 관계자를 비롯한 공연자의 여러 번의 요청 있고 나서야 객석은 어느 정도 채워지기 시작했다.

이어 다소 늦을 수밖에 없던 사정의 관객들까지 들어와 준비된 객석은 거의 채워졌다.

 

 

 

 

관객이 들어와야 시작하고, 관객이 주인공이 되는 공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이 공연은 지난 달 26일 의왕소방서에서 개최된 경기도문화의전당의 ‘브라보마이라이프 31’이다.

‘브라보마이라이프 31’은 도문화의전당이 지난 2016년부터 업무상 위험은 물론 정신적 장애 등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를 하고 있는 경기도재난안전본부 산하 소방관 및 의용소방대 등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음악 치료 공연이다.

일종의 문화 복지 사업인 셈이다.

 

 

 

 

문화 복지라 하면 ‘찾아가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문화를 향유할 수 없는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도문화의전당 역시 이 사업을 문화 시설의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브라보마이라이프 31’이 특별한 점은 특정 ‘지역’에 초점이 맞춰 있는 것이 아닌, 특정 ‘직업군’에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사람이 존경하고 신뢰하는 소방관은 열악한 근무환경 속에서 항상 긴장감을 유지하며 순환 근무라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다.

그렇기에 이들이 문화생활을 누린다는 것은 다소 무리일 수밖에 없다.

김영우(29) 소방관은 “교대 근무를 하다 보니 생활 패턴이 계속 바뀌어 적응하기가 힘들다”며 “문화생활은 차치하고 지인들과 약속 맞추기도 굉장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래서 시작된 ‘브라보마이라이프 31’은 작년 한 해 동안 16회 공연으로 총 1천280명이 수혜를 받았다.

올해는 총 20회를 목표로, 이날 공연장엔 60여명의 소방관과 의용소방대 등이 모여 공연을 관람했다.

사실 소방관들이 처음에 어색하게 느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흔하지 않은 소방서 안에서의 공연관람이기도 했지만, 공연 장르가 다소 생소한 탭댄스였다.

구두 밑창에 탭이라는 징을 박고 밑창의 앞부분과 뒤축으로 소리를 내며 춤을 추는 탭댄스는 아직까지 국내에선 대중적이지 않은 장르이다.

 

 

 

 

그러나 이날 공연자로 참여한 ‘요노컴퍼니’의 탭댄스는 달랐다.

요노컴퍼니는 1시간 남짓의 짧은 공연 시간 동안 그들만을 위한 단순 보여주기 식의 공연이 아닌, 대부분 관객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총 10작품으로 관객 참여부터 작품의 해설과 탭댄스의 원리 등에 대해 알려주는 시간으로 공연을 채웠다.

이연호 요노컴퍼니 대표는 “복지차원의 찾아가는 공연을 다수 해왔지만 소방대원들의 고충을 알기에, 같은 공연이라도 특별히 더 즐거운 시간이 될 수 있도록 공연을 구성했다”고 얘기했다.

실제로 소방관들의 박수와 함성소리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갔다.

공연 중 무대에 오른 소방관들은 요노컴퍼니를 지휘하며 각기 다른 탭댄스를 선보였고,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탭댄스 동작을 배웠다.

또한 공연은 라라랜드 OST 등의 대중적인 음악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공연을 관람한 최용희(30) 소방관은 “탭댄스는 오늘 처음 봤지만 참여 형식의 공연이었기에 즐겁게 관람했다”며 “특히 라라랜드 무대를 보는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치유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도문화의전당은 브라보마이라이프 31의 사업 본연의 취지를 살려 확장시키기 위해, 올해 소방관을 위한 공연을 끝으로 내년엔 다른 직업군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한다.

도문화의전당 관계자는 “당신의 삶을 응원한다는 의미의 브라보마이라이프는 사회 속 본인의 위치에서 책무를 다하는 분들을 위한 공연으로, 소방관을 대상으로 처음 시작한 사업”이라며 “내년에는 가능다면 소방관에 이어 음지에서 일하면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분들로 범위를 확대해볼 것”이라고 전했다./최인규기자 choiink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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