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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경영]1만 시간의 법칙

 

 

 

우리가 살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이나 편안함, 풍요로움과 같은 것들은 그냥 주어지는 법이 없다. 조그마한 것들조차도 반드시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이 냉엄한 세계에서 공짜로 무엇인가를 얻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고 있다.

무슨 일이든지 그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된다. 1만 시간의 법칙(The 10,000 Hours Rule)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한 1만 시간 정도의 훈련이 필요하다는 법칙이다. 이에 따르면 매일 3시간씩, 10년간 노력을 기울이면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1993년 미국 콜로라도 대학교의 심리학자 앤더스 에릭슨(K. Anders Ericsson)이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등장했다. 그는 세계적인 바이올린 연주자와 아마추어 연주자 간 실력 차이는 대부분 연주 시간에서 비롯된 것이며, 우수한 집단은 연습 시간이 1만 시간 이상이었다고 주장했다.

1만 시간. 얼마나 긴 시간일까. 쉼 없이 달려서 416일과 16시간을 보내야 나오는 시간. 하루 두 시간씩 투자했을 때 14년, 하루 한 시간씩은 27년이 조금 넘는다. 하루 10시간씩 투자하는 경우에도 3년이나 걸린다.

모짜르트는 5살 때부터 작곡을 시작해서 30여 년간 작곡을 했다. 그리고 모두가 존경하는 불후의 작곡가가 됐다. 김연아도 5살 때부터 스케이팅을 타기 시작해서 20년간의 연습을 통해 ‘빙상의 여왕’이 됐다. 환상적인 연기로 금메달을 따낸 김연아 선수의 발은 굳은살과 상처로 가득했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은 하루 15시간씩 매일 연습을 해서 1년이면 천 켤레의 토슈즈가 닳아 떨어진다고 한다. 그녀의 발가락은 엄청난 연습으로 기형이 된 상태다. 이 아름답고 숭고한 성공 뒤에는 오랜 시간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견뎌온 고통과 인내의 시간이 있었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에 필요한 전문성을 얻기 위해, 최소한의 연습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수많은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들은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매직넘버가 1만 시간이라는 이론에 수긍하고 있다.

그러나 1만 시간의 법칙에 대한 반론도 쏟아지고 있다. 그렇게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도 실패한 사람들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엔더슨 에릭슨은 1만 시간의 오류를 지적한다. 물론 시간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오래가 아니라 방법과 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1만 시간의 법칙에 몰입하다 보면 ‘얼마’에 치중한 나머지 ‘어떻게’에 소홀하게 된다. 즉 ‘어떻게’ 1만 시간을 보내야 하는 지에 대한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동일하게 1만 시간을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원하는 바를 이루고, 누군가는 그렇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1만 시간의 법칙은 최선을 다해 집중해서 반복하는 ‘1만 시간’을 의미한다.

1만 시간의 법칙은 양보다 질에 있다. ‘집중-피드백-수정’ 이 세 단계가 중요하다. 단순히 연습만을 반복하기 보다는 의식적인 연습이 필요하다. 이 세 단계가 반복적으로 지속돼야 1만 시간의 법칙이 달성될 수 있다.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큼 아름다운 것은 없다. 다만 노력은 ‘올바른 방향’안에서 빛을 발하게 되는 법이다. 따라서 올바른 방향에 초점을 두고 최선을 다할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노력은 올바른 방향을 통해 비로소 열매가 맺힌다.

생각해보니 ‘경영’을 처음 접하게 된지 어느덧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냥 얻어지는 것이 없음을 배웠던 과거의 내 자신을 바라본다. 그 만분의 일도 안 되는 시간으로 완성도를 생각했던 얄팍함을 반성하며, 내 부족함을 되새긴다.

필자도 1만 시간의 법칙이 적용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절실히 원하면 이뤄진다고 하더니, 처음 경영을 접했을 때 느꼈었던 낯설음과 어려움은 이제 조금은 멀리 가버린 것 같다.

이제는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다행히 잘 모를 때는 물어보면 도움을 주시는 귀한 인연들도 많이 생겼다. 참 감사한 일상이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1만 시간이 더 흘렀을 때에 나는 어찌 변해 있을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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