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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신조어 난무… 한글날 세종대왕과 소통 불가

메불메·꾸안꾸·오놀아놈 등 매년 수백개 생겨
“세대간 대화단절 우려” vs “새로운 문화현상 존중”

SNS가 발달하고 문자전송이 늘어나면서 청소년과 청년층 사이에서 통용되는 신조어와 줄임말이 꾸준히 생겨나면서 일상생활 언어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어 세대간 언어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반면 9일 한글날을 맞아 이같은 현상은 소통의 한 방법으로 인정해야 하며, 한글을 창제한 의미를 생각할 때 다양한 신조어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8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최근 신어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5년 사이에 국립국어원 웹사이트 ‘우리말샘’에서 신어추출기를 통해 수집된 신어는 52개였으며, 신문기사 등을 통해 수집한 신어는 282개에 이른다.

더구나 매년 수백개의 신어가 생겨나고 있는 데다, 미등재어를 포함하면 정확한 수는 파악조차 하기 어렵다는 것이 국립국어원의 설명이다.

일예로 지난 7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노쇼’ 논란으로 그의 이름에 들어간 ‘호’자를 사용치 말자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그의 라이벌인 메시의 ‘메’로 바꿔 ‘메불메(호불호)’, ‘메떡(호떡)’, ‘메랑나비(호랑나비)’ 등의 신조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영통의 A고등학교 B군에게 또래들 사이에서 자주 쓰이는 신조어에 대해 묻자 ‘꾸안꾸(꾸민 듯 안 꾸민 느낌)’, ‘문찐(대중문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오놀아놈(오! 놀 줄 아는 놈이군)’ 등을 설명하며 “오래된 단어인데 아직도 모르냐”며 어이없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일부 세대에서만 통용되는 신조어에 대해 세대 간 대화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시민 신모(35)씨는 “나이 차가 별로 나지도 않는데도 후배 직원들 간의 대화에서 쓰이는 신조어들을 알아듣지 못 해 ‘아싸(무리에서 잘 어울리지 못 하는 사람)’ 취급을 받은 적도 있었다”며 “신조어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으면 청년층도 대화가 어려운데 중장년층은 어떨지 가늠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신조어를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인정하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수원의 A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C씨는 “언어학자들이야 보수적인 시각에서 규범을 따라야 한다며 쇠퇴를 염려하지만, 사람들이 편한 방식으로 쓰는 것이 언어라고 생각한다”며 “신조어가 생기는 것을 자연스러운 언어의 변화로 받아들여야 하며, 상황에 맞게 적절한 언어를 구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각기자 ky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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