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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시론]조국 사태의 해결책은?

 

요사이 여권과 야당 사이의 장외집회 경쟁이 극을 치닫고 있다. 지난달 28일 서초동 집회에 대해 민주당은 200만 명이 모였다는 주장을 했고, 여기에 대항해 한국당은 대규모 맞불 집회를 열고 300만 명의 군중이 모였다고 주장했다. 야당의 대규모 장외집회 다음날, 민주당은 지난 3일 집회를 “폭력으로 얼룩진 동원집회”라고 평가 절하했다. 여기에 질세라 10월 5일 서초동 집회에 대해 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조폭들끼리 오늘도 서초동에서 단합 대회를 해본들 그것은 마지막 발악일 뿐”이라고 깎아내렸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집회에는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민주당은 지난 5일 서초동 집회 다음날 “전날 촛불집회 주최 측은 ‘셀 수조차 없는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고 밝혀 무익한 숫자 논쟁에 종지부를 찍었다”며 “서초동 촛불집회가 범보수 진영과의 세 싸움이 아니라 검찰개혁의 시대적 당위성을 드러내는 ‘국민의 뜻’이라는 선언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런데 민주당의 이런 주장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것이 사실이다.

민주당이 밝힌 “무익한 숫자 논쟁”은 민주당이 먼저 시작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주장들을 듣다보면, 현재 우리나라 정당들은 자신들의 지지자들만 국민으로 취급하는 것 같다. 이런 ‘국민을 분류’하는 현상은 비단 정당들만이 아니다. 청와대도 여기에 가세하는 것 같다.

지난달 28일 조국 수호를 외친 서초동 집회가 있은 다음날 청와대 관계자는 “수많은 사람이 다 함께 촛불을 들고 한목소리를 외쳤다는 것에 대해 당연히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9월 28일 서초동 집회보다 많은 국민이 모인 10월 3일 광화문 집회에 대해서 청와대는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물론 청와대는 “(9월 28일) 서초동 집회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다”고 말했고,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이 공식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 중요하다.

즉, 친정부 집회에 대해서는 반응을 보인 반면, 반정부 집회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었다는 것이다. 여기서 지적하고자 하는 점은, 친정부 집회냐 반정부 집회냐에 따라 청와대의 반응이 다르다는 점이다. 이 역시 국민을 분류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야당의 “국민 분류”도 문제지만, 여권의 “국민 분류”를 더 문제 삼는 이유는, 여권은 권력을 가지고 있는 측이기 때문이다. 권력을 갖고 있다는 것은 국가를 운영해야 함을 의미한다. 국가를 운영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들을 통합시키는 일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모든 국민을 아우를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소한도 모든 국민들을 아우르려는 노력은 해야 한다. 하지만 이렇듯 국민들을 ‘분류’해서 접근하면, 통합은 물 건너가게 되는데, 이럴 때 파생되는 문제와 그에 따른 피해는 여권의 몫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현재 권력을 지지하지 않는 측은 더욱 극렬히 현 정권을 반대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사회적 균열은 더 커져,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고스란히 정권의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여권이 나서 이 문제를 수습해야 하는데, 가장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수습책은, 문제의 발단이 된 조국 장관 문제를 해결하고, 분열된 사회를 다시금 봉합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자해지가 필수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조국 장관을 임명했으니, 조국 장관으로 인한 분열의 봉합에 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9월 30일 조국 장관을 청와대로 불러 “법과 제도적 개혁에 있어선 법무부가, 수사관행·조직문화 개혁에 있어선 검찰이 개혁의 주체가 돼야 할 거”라고 강조한 바 있다. 법과 제도적 개혁의 핵심은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인데, 이 두 가지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점을 감안하면, 개혁의 주체는 법무부보다는 검찰이라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조국 장관’이라는 등식이 어떻게 성립하는지에 대해 국민들에게 설명을 하든지, 아니면 조국 장관 문제에 대한 상식적인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런 방식만이 현재의 분열된 사회를 봉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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