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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룡문]내인생에 가을이 오면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물어볼/ 이야기 몇가지가 있습니다./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사람들을/ 사랑 했는지에 대하여 물을 것 입니다./그때 나는 가벼운 마음으로 대답하기 위해/ 나는 지금 많은 이들을 사랑 해야 겠습니다./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열심히 살았냐고 물을 것 입니다./그때 나에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도록/ 나는 지금 맞이하고 있는/ 하루 하루를 최선을 다해 살아야 겠습니다./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았냐고 물을 것입니다./그때 얼른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지 말아야 겠습니다./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삶이/ 아름다웠냐고 물을 것 입니다./나는 그때 기쁘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내 삶의 날들을 기쁨으로/ 아름답게 가꿔가야 하겠습니다./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 나는 나에게 어떤 열매를/ 얼마만큼 맺었느냐고 물을 것입니다./그때 나는 자랑스럽게 대답하기 위해/ 지금 나는 내 마음 밭에/ 좋은 생각의 씨를 뿌려 놓은/ 좋은 말과 행동의 열매를 부지런히 키워 가겠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내 인생에 가을이 오면’이라는 시다. 계절의 변화가 실감이 난다. 바람 끝은 쌀쌀하고 나뭇잎은 붉게 물들어간다. 여름의 긴 시간이 끝나고 산 위에서 바라보는 들녘은 마음을 풍요롭게 하지만 ‘나의 인생도 이처럼 넉넉한가’ 되돌아 보게하는 계절이다. 이런 가을을 사람들은 아름답다고 한다. 아마도 계절 속에 다른 때보다 더 많은 생각이 숨어 있어서가 아닐까? 맑은 하늘을 보고 진실을 생각하면서 더 투명해지고 싶어지는 때도 가을이다. 사람들이 계절중 가을을 제일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을이 되면, 세월 가는 것을 더 느끼게 된다. 단풍을 보면 철학적인 사색을 하기 때문이다. 가을이 오면 인생도 후회가 없어야 하지만 떨어지는 낙엽을 보면 마지막 남은 잎새를 상상하게 된다. 왠지 쓸쓸하고 수많은 그리움들이 생각나는 가을, 그러나 작년 이맘때 품은 희망이 무엇이었는지 가물가물하다. 가을이 주는 혼미함 인가.

/정준성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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