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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칼럼]가축방역, 근본적이고 종합적 대책 절실

 

 

 

가축은 단순히 동물만을 일컫는 건 아니다. 인간에게 단백질은 필수공급원이다. 가축은 없어서는 안 될 먹거리다. 특히 양돈 산업은 국민의 주요 영양공급원이자 연간 생산액이 7조 원 이상이다. 해마다 반복되는 가축질병으로 그 때마다 나라가 초비상상태다.

아프리카돼지열병(african swine fever)이 20여 일 전에 파주 양돈농장에서 처음 발견됐다. 중국이나 북한에서 번져갈 때도 한국은 무풍지대라고 했다. 하지만 경기도 북부지역과 인천 강화 등에서 14번째 확진이 나왔다. 연천의 비무장지대(DMZ)에선 감염된 뒤 폐사한 멧돼지도 발견됐다. 멧돼지는 감염상태로 돌아다니는 강력한 바이러스 전파자다. 여전히 전파경로가 오리무중이라 방역당국이나 국민이 불안하다. 외국사례를 보더라도 너무 다양해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란 쉽지 않다. 감염되면 주위 농가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 축산업이 휘청거리지 않게 더 이상 확진 판정이 나오지 않도록 강력한 차단방역이 이어져야 한다. 다른 비발생 청정지역은 사활을 걸고 지켜내야 한다. 방역취약 농가, 밀집된 사육단지 등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나 예찰활동을 더 강화해야 한다. 예방 조치가 중요하다. 가축질병이 발생하면 발생농가 반경 3㎞까지 예방적 살처분을 하고 차량, 사람, 사료 등 이동을 제한하는 조치가 예외 없이 곧바로 이뤄져야 한다.

축산농가의 시름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프리카돼지열병뿐만 아니라 겨울철이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등으로 가축을 살처분해야 하기에 그렇다. 축종(畜種)을 가리지 말고 ‘가축방역’에 대한 근원적이고도 종합적인 방제 대책을 세워야 한다.

20대 국회, 마지막 국감이 진행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역할이 자못 커졌다. 농업인의 눈높이로 살피고 생각하는 국감이 되길 바란다. 정쟁(政爭)을 삼가고 가축방역 전체를 꼼꼼히 들여다보면서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사전 방역과 사후 처리를 해야 안심할 수 있는지, 가축질병이 발생했을 때 발 빠르게 초기에 대응하는 행정시스템인지, 정부 부처나 지자체 간 유기적으로 일사불란한 대응이 이뤄졌는지, 확진판정을 시설이 갖춰진 가까운 광역지자체나 국립환경과학원에서도 할 수 있는데 멀리 경북 김천에 있는 농림축산검역본부만을 고집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등을 따지고 현실성 있는 대책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농장주도 출입을 자제하는 상황에 가축 질병이 발생하면 으레 고위공직자나 정치인들이 떼를 지어 우르르 축산농가나 발생 지역을 방문하는 것도 방역 상 옳은 일인지도 따져볼 문제다. 이런저런 문제를 푸는데 입법조치가 필요하면 즉시 뒷받침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 바란다. 언 발에 오줌 눕기 식이나 보여주기 식이 아닌 정책점검에 혼신을 다해 축산농가의 치솟는 위기감을 풀어줘야 한다.

가축 질병 발생 시마다 관행처럼 해오던 생석회 도포와 발판소독, 이동차량 소독약살포도 방제 약효가 있는 지도 검증할 필요가 있다. 철통방어를 위해서 그렇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1700년대 아프리카 사하라사막 남부지역에서 발생해 중세 흑사병처럼 돼지를 전멸시켰다. 중국은 세계 돼지 50%를 먹고 생산한다. 작년에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해 중국돼지 생산량이 30%줄면서 돼지고기 값이 70%가 올라 전 세계 양돈업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가축방제나 사람에 옮기는 질병 방제도 인근 나라나 지역과의 공동 방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항·항만 검역도 더 강화해야 한다. 아프리카돼지열병도 멧돼지만이 아니다. 새 같은 날짐승이 감염된 멧돼지와 접촉하거나 모기, 파리 등을 통해서도 전파되기에 그렇다. 물길을 따라 감염될 수도 있다.

매개체를 막는다는 건 말처럼 쉽지 않다. 뒤늦게나마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지역인 연천 중부일대 비무장지대에 헬기를 투입해 방역을 실시하는 건 옳은 일이다. 축제의 계절이다. 관광지마다 찾는 이들이 없다. 관광객을 불러들여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한몫을 하던 문화·예술축제가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줄줄이 전면 취소됐다. 한마디로 첩첩산중이다. 경기침체로 경제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정부·국회·가축농가·방역당국의 노력으로 하루 빨리 가축 질병이 완전 박멸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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